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장 논리, 그러나...

김평선 2025. 7.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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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선 시론-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의 미래] (6)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장 논리

1990년대 제주개발특별법 시대가 2001년 제주도가 제주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90년 이래 제주개발 문제와 제주의 미래를 위한 논쟁과 토론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미래, 공동체의 미래, 제주 환경 파괴를 걱정하는 제주도민도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논의는 개발 vs 보전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개발과 환경 파괴 문제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도 중요하다. 도민의 삶도 중요하다. 그래서 현 제도를 만들어 낸 과거를 바로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겪는 다양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즉, 현재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작동시키는 논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현실과 제도를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보이는 현실로서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바탕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논의를 다른 차원으로 이어갈 수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의 미래]를 주제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탄생하게 된 맥락을 긴 역사적 흐름 속에서 되짚어 보고, 제도가 어떤 논리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그 속에 오류는 없는지 검토하려 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역사 속에서 경제와 사회가 혼란하고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미래의 모습을 모색해 왔다. 지금이 바로 '그때'일 수 있다. 그래서 도민 각자가 원하는 세상을 상상하는 힘을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미래를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감각과 이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6)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장 논리

1960년대 이후 중앙정부의 제주도 개발 구상은 자유주의에 기반한 자유무역항 개발 전략, 1970년대 마산 등에 마련된 외국인 투자 유치 전략인 자유무역지대 구상의 연장선에 있다. KDI가 제주도개발특별법을 통해 중앙정부가 실현하고자 했던 제주도 개발 전략은 투자유치이다. 중앙은 민간 자본의 투자유치를 통해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여 대외 개방에 대응하면서 세수를 확보하여 국방비를 확충하고자 했다. 그래서 중앙은 80년대 말 공영 개발 중심의 제주도 개발 전략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민간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 전략은 외자도입법(66년)·수출자유지역설치법(70년)을 통한 마산· 군산·익산 자유무역지역과 수출자유지역 지정 등 외국인 투자유치 모델과 동일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60년대부터 기획되어 온 것으로, 전혀 새로운 모델이 아니다. 그리고 제주도개발특별법을 통해 10년 동안 준비해 왔다. 그 결과, 2002년 '자본, 상품,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전략이 탄생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60년대 이후 개발 전략의 연장에 불과할 뿐, 이전과 다른 새로운 경제이론 혹은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른 성장 전략이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2차 대전 직후 공산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두렴에서 생겨난 정치 이데올로기였고, 8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자유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국영 기업의 민영화, 구조조정(비용 축소), 시장 가격을 통한 공공 서비스 제공(공공 서비스의 시장화) 정책을 주장한다. 이후 교육과 문화 측면에서 신자유주의가 나타났다.
자료: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18세기 후반 『국부론』(국부의 본질과 원인에 대한 탐구)를 쓴 아담 스미스는 생산 효율성을 증대시키면서 고용을 창출하는 생산방식의 혁신(분업)을 추구해야 하며, 이윤을 추가 고용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담 스미스는 일자리가 생기면 노동자의 저축을 통해 자본이 축적되고, 축적된 자본으로 신규 투자와 신규 노용이 일어나며, 국가 세입이 증가한다는 국부 메커니즘을 처음 제시했다. 

그는 중상주의 독점 무역을 폐지하고, 잉여 생산물을 필요한 수요 국가에 제공하고 국내 수요가 있는 상품을 수입하는 무역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가가 세금을 징수하여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스미스는 국민 모두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어떠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자연적 자유'를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1) 예를 들어, 아담 스미스는 은행가들의 소액 지폐 발행은 '자연적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스미스는 정치와 경제에 대한 미신을 타파하고, 개별 이익을 공익으로 포장하는 주장을 반박하고,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것을 막고, 이기적인 행동이 사회적으로 유익할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는 시장과 제도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주의 고전 경제학은 자본, 노동, 토지를 중요한 생산 요소로 파악한다. 고전 경제학은 정부의 최소한의 간섭(자유시장 보장 및 법치)만을 인정하고, 자유무역을 주창한다. 독점 및 과점은 자연적인 경제 현상으로 파악하여, 독점 및 과점도 자유로운 경쟁으로 해소된다고 본다. 19세기 중반까지의 고전 경제학은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했다. 현실에서 자유무역 vs 보호무역, 자유 경쟁 vs 보호, 규제 vs 탈규제 논쟁이 발생했다. 

19세기 후반 알프레드 마샬을 시작으로 고전 경제학을 비판하며 공리주의 논리(행복-효용 증대)에 기반한 신고전파 경제학이 등장했다. 알프레드 마샬 이후 정치경제학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 그리고 외부 요인들과 경제 성장의 관계를 다루는 독립적인 경제학이 분리되었다. 신고전파 경제학은 기업(공급)과 소비자(수요)의 효용(이익 극대화와 만족) 극대화를 강조한다.*2) 이런 관점에서 가격은 공급과 수요, 그리고 효용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가격 자유화'를 내세운다. 그리고 유효 수요는 충분하다고 가정하고 공급 측면을 강조한다. 

신고전파 경제학은 경제 성장을 자본 축적, 투자, 기술 진보, 금융, 인구 증가 등으로 설명한다. 1950년대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고, 1960~70년대 투자가 기술 진보와 자본 축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았다. 외적인 요인(투자, 기술 진보, 인구 증가)과 내적인 요인(자본 축적)이 상호 영향을 통해 경제가 성장한다고 설명한다.*3) 신고전파 경제학이 경제 성장을 외적인 요인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외생적 성장 이론으로 불린다. 
자료: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그러나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단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수학(수리) 모형 개발에 집착했다. 이들의 문제는 경제에서 국가, 사회, 제도, 개인의 가치관과 인식,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경제 현상을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했다는 데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감세정책, 규제 완화, 낮은 인플레이션, 선별적 복지와 국방 지출을 선호한다. 이처럼 신고전 경제학자들은 장기 경제 성장을 위해 사회·경제 환경 조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들은 '작은 정부'를 선호한다. 이런 학문 경향을 정치인들이 수용하면서 국가의 역할과 복지 논쟁이 발생했다. 

신고전 경제학자들은 지역 경제 개발과 성장을 위해 토지 이용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유치 전략을 강조한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토지이용 규제를 완화해야 사람과 자본이 지리적 경계를 넘어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투자와 소비가 촉진되고 자본이 축적되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4) 이들의 경제 성장 전략은 토지 이용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과 자본 유치를 통한 지역 투자가 된다. 

이러한 외생적 성장 전략은 1960년대 이후 경제발전 과정에서 대기업 육성, 외국인 투자 유치, 공단 개발 등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개발계획 역시 이러한 신고전파 경제학의 성장 논리에 기초하여 계획이 수립되었다. 제주도 개발은 국토건설종합법에 따른 특정지역 지정, 특정지역종합개발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 그리고 제주도개발특별법, 2001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으로 이어졌다. 1983년 특정지역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에 1991년부터 2001년까지 국제자유지역(항) 개발 및 첨단산업기지와 국제금융 중심지로 개발하는 구상이 포함되었다. 

1980년대 이미 국제자유도시 출현에 따른 문제가 예상되었다. 1983년 계획에 관광 중심의 개발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로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중심의 일자리 창출 및 세수(국세) 창출이 예상되었으며, 부정적인 효과로 제주도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관광지 매력 상실, 농어업 경제 타격, 제주 고유의 정신문화와 문화재 훼손이 지적되었다.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 유입이 예상되었지만, 관광지 매력이 상실을 우려할 뿐, 도민의 삶의 질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 제주도민은 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만족하면 될 뿐이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성장 전략은 토지 이용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유치이다. 도민 주체 개발 명분으로 1990년대 제주도 중산간 토지이용이 등급별로 구분되어 개발 규제가 완화되었다. 1980년대 KDI는 제주개발을 위해 복잡한 토지이용 규제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산간 상대보전지역 토지이용이 등급별로 나누어지면서 종전 개별법으로 규제되던 토지이용 규제가 완화되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투자유치를 통해 투자자와 소비자의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제주도정은 투자자의 효용을 보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제주도의 자치 역량이 중요했다. 즉, 어떻게 제도와 정책을 설계해야 하는지 중요했다. 중산간 보호 제도, 환경영향평가 제도, 자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중요했다. 그리고 제도와 정책을 설계할 때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지 고려하고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과 기준, 절차를 모색해야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치 역량이 생겨난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어떤 투자를 받을지에 대한 기준을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한 투자유치에 혈안이 되었다. 투자를 많이 받는 것이 공익이 되어 버렸다. 기초자치단체 폐지가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서 거론되었고, 자치 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못하고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었다. 분권과 권한 이양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헤드라인제주>

참고문헌

1) 아담 스미스·김수행(역), 20017. 『국부론(하)』 p.571.

2) J. A. Hobson, 1925. "Neo-Classical Economics in Britain" Political Science Quarterly, Vol.40, No.3, pp.337-383. ; Abreu, M. (2019). "Neoclassical Regional Growth Models", Fischer, M., Nijkamp, P. (eds) Handbook of Regional Science Springer, Berlin, Heidelberg. pp.1-21.

3) Edmund S. Phelps, "The New View of Investment: A Neoclassical Analysis,"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Vol. 76, No. 4 (Nov., 1962), pp.548-567. ; ROBERT L. MANSELL, ROBERT W. WRIGHT 1978. "A Neoclassical Model Evaluating Large - Scale Investment Impacts on the Regional Economy", growth and chang, Vol. 9(1), pp.23-30.

4) Martin J. Beckmann, 1972. "Von Thünen Revisited: A Neoclassical Land Use Model", The Swedish Journal of Economics Vol.74, No.1, Economics of Location: Theory and Policy Aspects (Mar., 1972), pp. 1-7. ; Glaeser, E. L., & Gottlieb, J. D. 2008. "The economics of place making policies", NBER Working Paper No. 14373.

글쓴이 김평선은...

제주4.3유족으로 정치학을 전공하고 제주4.3에서 서북청년단의 폭력행위 동기를, 미군정의 제주도제 실시 사례에서 영토와 권력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근대국가가 형성되고 운영되어 온 과정을 정치철학, 권한 이양과 분권화 등 국가 운영을 위한 기술(statecraft)를 중심으로 공부해 오면서, 국가를 '권력과 지배', 그리고 '자유'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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