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출동 경찰에 "돌아가라"…8분뒤 여고생 쫓아가 살해했다
“돌아가라”던 박대성…범행 후엔 “잡아가세요”
경찰이 신상정보를 공개한 박대성(30·구속)이 범행 19분 전 자신의 찜닭가게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한 말이다. 박대성은 자해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을 돌려보낸 지 8분도 지나지 않아 가게 앞을 지나가던 A양(18)을 따라 나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순천시 도심에서 A양을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 직전 경찰과 5분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0시15분 박대성의 친형이 “동생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3분여 만에 박대성이 운영하는 순천시 조례동의 찜닭가게에 도착해 면담 조사를 벌였다.
박대성, 경찰에 고분고분…8분 후 돌변
면담 때 고분고분하던 박대성의 태도는 경찰이 떠난 후 돌변했다. 박대성은 경찰 철수 8분 후인 오전 0시31분 가게 앞을 지나던 A양을 발견하고 뒤따라갔다. 식당을 나설 때 주방용 흉기를 꺼내 든 박대성은 0시42분 A양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자신의 가게에서 경찰을 돌려보낸 후 19분 만에 살인을 저질렀다.
A양은 박대성이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양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의 약을 사러 나갔다가 귀가하는 길에 변을 당했다. 범행 후 박대성은 인근을 지나던 목격자가 다가오자 길옆 주차장을 가로질러 달아났다.
‘경찰 57명’ 피해 1시간20분 거리 활보
박대성은 이날 추적에 나선 경찰을 피해 1시간20분간 거리를 활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거리 폐쇄회로(CC)TV에 웃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대성은 A양을 쫓아갈 때도 자신을 승객으로 생각하고 정차한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감춘 채 “그냥 가시라”고 태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박대성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시민이었다. 그는 범행 후 1.5㎞가량을 돌아다니다 주차된 차량을 이유 없이 발로 차며 행패를 부렸다. 이를 목격한 차주는 박대성과 시비 끝에 오전 2시2분 경찰에 신고했다. 박대성은 10분 뒤인 오전 2시12분 체포될 당시 경찰에게 팔을 내밀면서 “잡아가세요”라고 말했다. 박대성 친형의 자살의심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이 가게에 출동한 지 1시간49분 만의 일이다.
A양 쫓던 중 택시기사엔 “그냥 가시라”
경찰은 지난 4일 박대성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은 박대성을 상대로 ‘묻지마 살인’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정신병력 유무, 계획적 범행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0일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순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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