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안세영 인사' 언쟁…배드민턴협회장, 국감서 뭇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사하지 않는 안세영'으로 저격했잖아요. 다시 말해봐요.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번에 덴마크에 가서도 선배들에게 코치진에게 인사 안 했다고 연락받았습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과 관련한 때아닌 인사 논쟁이 벌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안세영이 감독·선배 등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다.
인사 논쟁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세영이 세계적인 스타여서 그런지 선수촌장이나 협회장에게도 인사하지 않는다"는 김 회장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면서 불이 붙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안세영은 김 회장의 이 같은 주장에 "제가 못 봐서 인사를 안 할 수는 있어도 제가 보고 협회장님이든 선생님이든 선배들에게 인사하지 않은 적은 없다"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김 회장은 "그럼 저만 그렇게 느끼나 보죠"라고 반응했다.
양 의원은 "말장난해요?"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김 회장은 안세영을) '인사하지 않는 안세영'으로 저격했다. 말해보라"고 물었다. 김 회장은 "이번에 (안세영이) 덴마크 대회에 가서도 선배들이나 코치들한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도 안세영의 인사 이야기는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인사를 안 하고 다니는 건 '싹수없는' 것 아닌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김 회장에게 물었다. '인사를 안 한다'는 김 회장의 주장이 인격적 공격에 해당한다는 설명이었다. 김 회장은 "제가 언제 싹수도 없다고 했나. 무엇을 물어보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황제 회장님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인사 잘하고 다니시라"고 말했고, 김 회장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김 회장의 말투와 목소리 톤을 따라 하듯 "알겠습니다"라고 반복하자 장내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다음엔 정중하게 답하라"고 했다.
보다 못한 민주당 소속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회장님은 국정감사장 증인이다. 언짢은 질문이라도 그런 자세와 태도는 국정감사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증인으로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해주면 좋겠다"며 지지 않았다.
그 뒤 의원들의 사과 요구가 잇따랐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안세영 이미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사과하라고 했고, 김 회장은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아까 한 것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지적에 나섰다. 이에 김 회장은 "사려 깊지 못한 언행으로 의원님, 국민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하라"는 요구엔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사퇴 요구에 대한 질의엔 "(사퇴를) 신중하게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생활체육 동호인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2월 제31대 협회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내년 2월 예정돼있는 정기 대의원 총회까지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배드민턴 대표팀의 행정·운영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협회와 갈등을 빚어왔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덴마크 오픈(수퍼 750)에서 20일 준우승한 뒤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협회장이 안세영 선수가 인사를 안 한다는 얘기를 국감장에서 했다' '코치진과 불화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등과 같은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덴마크오픈은 안세영이 지난 8월 파리올림픽 이후 두 달여간 공백기를 가진 뒤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다. 국제무대에 복귀한 안세영은 3주간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달 12일 BWF 월드투어 일본 마스터스(수퍼500)에 출전할 계획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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