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 행동장애, 치매·파킨슨병 진행될 가능성 커”

박재구 2024. 9. 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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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평생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캐나다의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약 50~80%가 10년 내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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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정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꿈꾸는 동안 과격한 신체 반응이 주된 특징
위험한 수면 환경 벗어나야…조기 치료 중요

사람은 일평생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불면이 지속되면 정서가 불안해진다. 사람은 수면 시 두 가지 수면단계를 반복하게 되는데 만약 자면서 고함을 치거나 발길질 등 과격한 행동을 한다면 렘수면 단계에서 행동장애가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동안 신체가 과격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발길질이나 팔을 휘두르는 동작부터,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욕설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 단순한 잠꼬대와는 다르게, 렘수면 행동장애는 폭력적인 성향을 띠기도 하며, 이러한 행동은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 자는 가족에게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히 수면 중 나타나는 이상 행동이 아니라, 뇌의 신경 퇴행과 관련이 깊다. 캐나다의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약 50~80%가 10년 내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러한 연관성은 신경계 퇴행성 변화가 수면 중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운동 패턴으로 먼저 드러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뇌의 신경 기능이 점차적으로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초기 증상일 수 있으며, 뇌 질환의 조기 발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병력 청취와 함께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적이다. 이 검사는 수면 중 근육의 비정상적인 움직임과 뇌파 변화를 측정해 장애 여부를 확인한다. 수면 단계 중 꿈꾸는 수면인 REM 수면 동안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근육의 마비가 소실되거나 근육 움직임이 발생할 경우, 해당 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주로 약물치료와 안전한 수면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둔다. 안정제를 취침 전에 복용하면 과격한 신체 움직임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환자가 수면 중 자신이나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지 않도록 위험 요소를 제거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환자의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거나 손 떨림,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변선정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변선정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위험한 수면 환경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신경계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조기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변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라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 평가를 통해 신경계 퇴행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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