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썩은 쥐 사체"…'연매출 20억' 강남 유명 도시락 충격

주방에서 발견된 쥐의 사체.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사진 JTBC 캡처

하루 900개 안팎의 도시락을 판매하는 서울 강남의 유명 도시락 업체가 최악의 위생 상태로 운영된다는 제보가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2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주방에서 부패한 쥐까지 나왔다고 폭로했다.

구인 광고를 보고 들어가 주방 보조와 설거지를 담당한 A씨는 첫날부터 도마에 곰팡이와 얼룩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마는 폐수가 고인 하수구 근처에 보관돼 있었다. 병원이나 회사에서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고, 코로나 19 때는 연 매출 20억원을 올렸던 규모있는 업체였기에 충격이 컸다.

A씨는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한 달 이상 지난 식자재가 쌓여 있었고, 튀김 요리는 폐식용유를 사용했다"며 "그릇은 락스와 세제를 섞어서 설거지했다"고 위생 상태를 고발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했다고도 했다.

하수구 근처에 빗자루 등과 나란히 보관된 도마. 사진 JTBC 캡처

업체는 A씨에게점심으로 가게 도시락을 먹으라고 했지만, A씨는 더러움을 참지 못하고 밖에 나가서 김밥을 사 먹었다고 한다.

그는 업체에서 일하는 동안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중간에 그만두면 임금을 받지 못할까봐 참고 일했다.

A씨는 주방 구석에서 성인 손바닥 크기의 부패한 쥐도 발견됐다. A씨는 "악취가 나서 봤는데 (쥐가) 그렇게 있었다. 가게에서 일한 5일 동안 살아 있는 쥐도 두 차례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는 "도저히 여기에 못 있겠다"며 일을 그만뒀다.

A씨는 "업체의 주거래 고객이 근처 병원들인 걸로 안다. 의료인들과 환자가 먹게 될까봐 걱정된다"며 "그렇게 만든 도시락을 나도 못 먹겠는데 남에게 먹으라고 주는 건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 제보했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 측은 '사건반장'에 "건물이 낡고 주방이 협소해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던 건 인정한다. 잘못한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주기적으로 업체 통해 방역과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위생 검역받을 때마다 문제가 전혀 없었다"며 "조리하다 보면 어느 정도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인데 그럴 때만 포착해 악의적으로 제보한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