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산토끼'가 오랫동안 작사·작곡 미상이었던 이유
[박귀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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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토끼 모형에 산토끼 가사가 적혀있다 |
| ⓒ 박귀단 |
10월 말, 지인과 함께 경남 창녕군 이방면에 있는 산토끼 노래학교를 방문했다. 산토끼 노래가 탄생한 학교는 이방초등학교다. 작은 학교인 이 학교에는 현재 16명이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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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토끼노래 작사 작곡자인 이일래 선생 흉상 |
| ⓒ 박귀단 |
선생은 이런 염원을 담아 산책길에서 흥얼거리다 집에 돌아와 곡을 만들고 가사를 붙여 동요 산토끼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이 학교에서는 2007년 8월에 이방초등학교 동문회 발의와 경남교육청의 지원으로 선생의 흉상과 음악비 등을 세웠다. 이일래 선생의 뜻을 기리고, 동요 '산토끼' 탄생지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산 교육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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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초등학교 전경 |
| ⓒ 박귀단 |
동요 <산토끼>는 1938년에 발간된 <이일래 조선동요작곡집>에 실린 21곡 중 하나다. 그 노래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전쟁 등 혼란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한동안 잊히게 됐다. 그 후 교과서에 작사, 작곡 미상으로 실리고, 누구의 노래인지도 모른 채 불려졌다.
선생이 돌아가시기 4년 전인 1975년 어느 날 이 동요집 1부가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세상에 나타났다. 젊은 날 선생이 연모했던 소학교 여선생에게 1권을 몰래 빼서 줬던 책이다. 그해 영인본(복사본)을 발간하면서 이일래 동요는 뒤늦게 빛을 보게 되었다. 선생이 영인본 작곡집 서문에 쓴 글이다.
"내 젊음의 정열은 오직 어린이를 위해 무엇을 봉사할 것이냐 하는 생각뿐이었다. 산토끼 노래가 귀엽고 예쁘게 이 강산에 널리 펴져나가면 그것으로 만족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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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토끼벽화와 산토끼 동요 탄생에 대한 안내 벽화 |
| ⓒ 박귀단 |
이 노래들이 세상에 알려지자 일본당국은 '산토끼'가 민족혼을 일깨우는 불순한 노래라는 트집을 잡아 이일래 작품 활동을 방해했다. 일본 관헌이 책을 압수할 낌새를 예감한 목사는 <조선동요작곡집>을 호주 선교회로 발송해버렸다. 그 후 이 작곡집은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추고 절판됐다.
이일래 선생이 재직 시절 자주 산책했던 이방초등학교 뒷산 기슭에는 2013년 11월 '산토끼 노래동산'을 개장했다. 동요 '산토끼'를 모티브로 한 체험 시설이다. 산토끼를 주제로 해서 이일래 선생 기념관과 '산토끼' 동요관을 비롯한 다양한 산토끼 1000여 마리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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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산토끼 동요비 |
| ⓒ 박귀단 |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내 어릴 적 불렀던 노래. 우리 아이들 키울 때 함께 불렀고, 지금 34개월 손주와 함께 부르는 동요다. 귀여운 손주와 '산토끼' 노래를 부를 때마다, 이일래 선생의 숭고한 민족정신을 되새겨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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