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녀축구, 월드컵 우승 향한 거침없는 질주
[이준목 기자]
일본 축구가 다가오는 월드컵을 앞두고 남녀 대표팀 모두 '역대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내세우며 거침없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남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2일 영국 '가디언'이 북중미월드컵 본선 확정 48개국을 분석한 전력평가에서 파워랭킹 8위에 올랐다. 이는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최고 순위로 전통의 축구강호로 꼽히는 독일(9위), 크로아티아(11위) 잉글랜드(12위), 네덜란드(13위)보다도 높다.
가디언은 "일본의 팀 완성도가 대단히 높다. 월드컵 상대팀들은 이제 일본을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참고로 가디언은 이웃나라인 한국은 일본과 달리 최하위권인 44위로 낮게 평가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남자대표팀은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A매치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중 4경기가 무실점 승리였다. 지난 3월 A매치에서는 영국 원정에서 홈팀인 스코틀랜드과 잉글랜드를 잇달아 1-0으로 격파하며 기세를 높였다. 또한 일본은 모리야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최근 유럽팀과 치른 8번의 A매치에서 7승 1무를 기록했다. 독일(2승)을 비롯하여 스페인, 우루과이,브라질, 잉글랜드 등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팀들을 상대로만 6승을 거두기도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예선 통과 직후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사상 첫 8강진출을 넘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이 과거부터 월드컵 우승을 이야기해온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불과 10년전만해도 현실성이 없다는 비웃음을 사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는 일본축구를 바라보는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일본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월드컵 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번 북중미월드컵까지 8회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최고성적은 16강으로, 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4강(2002년)까지 진출했던 한국보다는 뒤진다. 그러나 16강진출 횟수만 보면 벌써 4번으로 본선진출 경험이 더 많은 한국(3번)을 이미 추월했다. 현재 피파랭킹에서도 일본은 18위인 반면, 한국은 25위다.
이러한 일본 축구의 도약 비결은 체계적인 장기 프로젝트에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2005년부터 2050년까지 축구 인구 1천만명 확보와 월드컵 우승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연령대별 대표팀부터 체계적이고 일관된 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추구하는 포지션별 요구 역량과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며 일본축구의 근간을 확립했다.
또한 유망주들의 유럽 조기 진출을 장려하면서 선수들이 일찍부터 선진축구를 접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일본은 비슷한 전력의 대표팀을 2개 이상을 만들 수 있으며, 유럽파만으로 월드컵 엔트리를 구성할수 있을 정도로 두터운 선수층을 구축했다.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일본은 아시아 3차 예선을 7승 2무 1패로 통과하며 월드컵 참가국 중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했다. 본선에서는 F조에서 네덜란드-스웨덴-튀니지와 격돌한다. 해외 축구전문매체 '매드풋볼'과 '스코어90' 등은 일본의 조별리그 통과확률을 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꼽으며 스웨덴이나 튀니지보다 한 수위로 평가했다. 최근 A매치 평가전에서 브라질-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강호들마저 격파한 일본은, 아시아팀중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일본 여자축구는 최근 열린 2026 호주 AFC 아시안컵에서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2014년 베트남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요르단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다시 이번 대회에 정상에 오르며 최근 4번의 대회중 3번이나 우승을 휩쓸었다.
특히 이번 호주 대회에서는 6경기 29득점 1실점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일본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실점을 허용한 것은 한국과의 4강전에서 강채림에게 허용한 골이 유일했다. 하지만 한국역시 일본과의 수준차이를 확인하며 1-4로 완패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지 불과 2주만에 이뤄진 닐스 닐센 감독과의 전격적인 결별 소식이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여자 아시안컵 이후 계약이 만료된 닐센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의 해임이나 마찬가지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JFA 사사키 노리오 여자 대표팀 위원장은 "닐센의 코칭 스타일은 너무 느슨하고 부드러웠다"며 "내년 브라질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더 엄격한 접근과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하다. 닐센 감독에게는 열정이 부족했다"며 감독교체의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닛칸스포츠는 "닐센 감독 체제에서 일본 여자축구는 브라질, 스페인, 노르웨이 등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는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독교체의 진짜 이유로 분석했다. 일본은 조만간 남자대표팀의 모리야스 감독처럼 자국출신 지도자를 후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일본 여자축구는 내년 7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FIFA 여자 월드컵 2027'에서 통산 2번째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이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고, 2015년 캐나다 대회 준우승, 2019년 프랑스 대회 16강, 2023년 호주-뉴질랜드 대회 8강 등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일본 남녀축구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느냐에 따라 한국축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남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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