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분사…유럽·아시아 투자도 속도조절
"1만5000명 인력 감축 목표 절반 이상 달성…부동산 3분의 2 감축"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은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분리하고 유럽 투자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2015년에 인수한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알테라 지분 매각도 추진한다.
16일(현지시간) 인텔은 ▲인텔 파운드리 독립성 강화 ▲인텔 파운드리 제조 구축 등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인텔은 파운드리를 분사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 별도의 재무 실적을 발표해 왔는데 이를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인텔 파운드리 리더십 팀에서는 변화가 없다. 자회사를 관리하기 위해 독립 이사를 포함한 운영 위원회를 설립할 것"이라며 "인텔 파운드리는 인텔 제품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겔싱어 CEO가 수장에 오른 이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했다. 5개월 전인 4월만 하더라도 "2030년까지 세계 2위 파운드리업체가 되겠다. 외부 고객으로부터 연간 150억 달러(약 20조10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강조했다. 내부 위주이던 파운드리 포트폴리오를 외부 비중을 확대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자사의 18A(옹스트롬, 1.8nm급)와 관련해 연말 제조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심찬 계획은 미 정부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미국, 유럽 투자로 이어졌다.
인텔은 미국에 애리조나주를 비롯해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 오리건주 등에 생산거점을 짓고 있으며 유럽에는 독일, 아일랜드,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 파운드리, 후공정(OSAT), 설계(디자인), R&D(연구개발) 시설을 구축중이다.
그러나 지난달 초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28억3000만 달러(17조1900억원)에 순손실 16억1000만 달러(약 2조1500억원)를 기록하자 시장은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로이터통신이 지난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의 파운드리 1.8A(옹스트롬, 1.8nm급)공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대규모 투자 대비 파운드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자, 결국 인텔은 자본 지출 개편 계획 발표를 통해 일부 반도체 사업장 투자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독일과 폴란드 프로젝트는 2년간 중단된다. 말레이시아는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팻 겔싱어 CEO는 "다른 제조시설에는 변경 사항이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 내 제조 투자에 전념하고 있으며 애리조나, 오레곤, 뉴멕시코, 오하이오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연말까지 1만5000명의 인력 감축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또한 연말까지 전체 부동산의 약 3분의 2를 줄이거나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15%(1만5000명) 감원, 배당금 취소 등으로 비용 절감을 하겠다고 밝혔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 생산업체인 알테라 지분 일부도 매각하기로 했다.
알테라는 인텔이 반도체 칩을 다양한 용도로 맞춤 제작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당초 인텔은 3년 안에 알테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한편 인텔은 아마존 웹서비스(AWS)와의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맞춤형 칩 설계에 대한 공동 투자가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인텔 파운드리는 인텔 18A 기반 AWS용 AI 패브릭 칩을 생산하며, 또 기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인텔3에서 맞춤형 제온6칩도 제조할 계획이다. 광범위하게는 인텔 18A, 인텔 18AP 및 인텔 14A에 걸친 추가 설계에 대해서도 AWS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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