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건설 안전점검] 계룡건설, 이은완 CSO 선임 '사망사고 관리' 특명
계룡건설은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보건총괄(CSO) 보직을 신설했다. 초대 CSO로 박상혁 전무를 선임해 안전관리에 나섰으나 오히려 사망사고가 증가했고 올해도 2명이 계룡건설 현장에서 사망했다.
중대재해가 이어진 가운데 박 전무의 후임자로 이은완 상무가 발탁됐다. 계룡건설은 안전을 총괄하게 된 이 상무에게 사망사고 관리 특명을 내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무는 내년 1월1일 전무 대우로 승진하면서 CSO 임기를 시작한다.
‘31년 계룡맨’ 이은완, 건축 임원서 최고안전책임자로
새로운 CSO로 낙점된 이 상무는 1967년생으로 충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계룡건설에 입사했다. 재직기간이 31년에 이르는 ‘계룡맨’이다. 계룡건설의 연간 매출 50%가 발생하는 핵심 사업부 건축본부에서 근무했으며 능력을 인정받아 2020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계룡건설은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로 회사 성장에 기여한 이 상무에게 안전을 맡겼다. 이 상무는 1월 전무 대우로 승진한 뒤 CSO로 보직이 바뀐다. CSO로서 수행할 최대 과제는 중대재해 예방이다. 계룡건설의 연간 사망자 수는 △2019년 2명 △2020년 1명 △2021년 2명 △2022년 3명 △2023년 1명 △2024년(12월16일 기준) 2명 등이다. CSO를 선임한 원년인 2022년의 사망자가 3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또 지난해와 올해 사망사고가 이어지며 안전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경남 합천군 고속국도 현장에서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올해 6월 서울 마포구 문화공간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낙하물에 맞아 숨졌고 10월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우수관로 매설 작업 중 무너진 토사에 매몰돼 사망했다.
계룡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6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리스크가 커진 상태다.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중대재해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지만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대재해 발생 건수는 2019년 138건에서 2022년 299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근로손실재해율(LTIR, 20만시간당 재해 발생)은 2020년 0.05에서 2022년 0.15로 3배 증가했다.
이 상무는 계룡건설의 안전 지표가 악화한 상황에서 CSO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안전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전 지표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CSO 막강한 권한으로 ‘리스크 관리’ 나선다
국내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CSO에 핵심 인물을 앉히고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며 위상을 높였다. 계룡건설은 ESG위원회 4명 구성원 중 1명을 CSO로 선임해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고 이 상무도 CSO 선임 이후 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 상무가 사내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계룡건설의 ESG위원회 관련 규정에 따르면 위원 구성은 총 4명이며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1명이 각각 법·세무·사회·안전을 맡는다. 전임 박 CSO도 사내이사로 ESG위원회에 참여해 안전 등 의사 결정에 참여해 왔다.
이 상무는 CSO 선임 후 상시 리스크 관리와 사전 예방에 나서게 된다. 안전의 컨트롤타워인 안전경영실을 지휘하며 실시간 현장 모니터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이 상무가 3분기 말 기준 3명뿐인 전무 자리에 오르는 만큼 사내 부서와 현장에 대한 지휘력이 강화돼 리스크 대응력이 부여된다.
또 CSO로서 매월 현장별, 공정별 위험성평가 회의를 주관하게 된다. ‘위험성평가실시계획서’를 활용해 현장불안전상태 발굴, 공종별 위험작업 취합 및 검토, 보완 조치 진행 등 현장에 잠재된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관리한다.
현장소장과 관리감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도 맡게 된다. CSO 주관 안전관리자 교육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이행 사항과 대응 방안, 현장 안전관리자를 위한 안전경영 핵심 화두를 교육한다.
한편 계룡건설은 근로자와 협력업체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표명하고 2030년까지 중대재해 발생 ‘0(Zero)’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