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지훈의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배역 이미지가 고착화돼 굶어 죽을 각오로 3년 동안 일을 쉬었다”고 털어놨지만, 실제로는 방송 공개 기준으로 단 한 번도 2년 이상 작품 공백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지난 10월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김지훈은 “주말 드라마 이미지를 벗고 싶었다”며 “친근한 이미지 말고도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는데 아무도 그렇게 봐주지 않더라. 그래서 굶어 죽을 각오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19년 드라마 〈바벨〉에서 처음 악역을 맡으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고, 이후 〈악의 꽃〉으로 ‘인생작’을 만들었다. 프로그램 속 그는 “3년 동안 일없이 기다리며 벌어둔 돈이 다 떨어졌다”고 덧붙이며 당시의 고통을 회상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3년 공백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지훈은 2018년 〈부잣집 아들〉 이후에도 드라마 〈바벨〉(2019), 〈악의 꽃〉(2020),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 〈연애대전〉(2023), 〈이재, 곧 죽습니다〉(2023) 등 매년 꾸준히 작품에 얼굴을 비췄다. 2025년만 해도 특별출연을 포함해 무려 다섯 편에 참여했다. 방송 기준으로 2년 이상 활동이 중단된 시기는 없으며, 촬영 기간까지 포함하면 1년 이상의 텀을 찾기 어렵다.
일부 팬들은 “연기 톤이 겹치는 시기를 주관적으로 ‘쉼’이라 표현한 것뿐”이라며 김지훈을 옹호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네티즌은 “채널 돌릴 때마다 나오는 배우가 경제적 위기를 언급하니 박탈감이 든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연예인의 ‘고통 서사’가 더 이상 공감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의 불씨는 그의 ‘경제 위기’ 발언에서도 비롯됐다. 김지훈은 유튜브 채널 〈김정난〉에 출연해 “3년간 기다리는 동안 벌어둔 돈이 다 떨어졌고,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심한 두통까지 겪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가 현재 서울숲 인근 고급 주거지 ‘트리마제’에 거주하며, 해당 자산의 시세가 약 55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제적 위기라는 표현이 과장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김지훈은 2015년 15억 원대 분양가로 서울숲 트리마제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도 거주 중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가 ‘벌어둔 돈이 다 떨어졌다’고 호소하자 부정적인 시선이 일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배우의 ‘진정성 결여’보다는 ‘표현의 과잉’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본다. 일부 누리꾼들은 “연기자로서 전환점을 찾던 시기를 ‘굶어 죽을 각오’라 표현한 건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며 “실제 경제난이라기보다 심리적 절박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지훈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그의 고민 자체는 충분히 이해된다. 2002년 KBS 드라마 〈러빙유〉로 데뷔해 〈결혼의 여신〉, 〈왔다! 장보리〉 등 주말드라마의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는, 〈바벨〉과 〈악의 꽃〉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 연기를 시도하며 배우로서의 폭을 넓혔다. 실제로 <악의 꽃> 속 백희성 역은 김지훈의 연기 인생을 바꾼 전환점이 되었고, 이후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발레리나〉 등을 통해 스릴러 장르의 중심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은 “배우의 고충 토로와 대중의 체감 현실 사이의 간극”을 다시금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누리꾼들은 “예전처럼 배우가 ‘고생담’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공감을 얻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현실적 근거가 동반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입을 모았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