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호러로 빚어낸 현대 연인 관계의 허무와 공포
[김건의 기자]
|
|
| ▲ 영화 <투게더> 스틸. |
| ⓒ 그린나래미디어(주) |
일상의 균열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팀(데이브 프랭코)과 밀리(알리슨 브리)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연인이다. 서로 다른 꿈을 품고 살아가지만 헤어질 용기도 없고 완전히 하나가 될 각오도 없는 그런 커플들. 음악가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팀과 안정적인 교사 생활을 원하는 밀리 사이의 온도차는 수많은 현대 연인들이 마주하고 공감하는 현실적인 지점이다. 영화는 이런 일상의 갈등을 초자연적 공포로 치환시키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시골집으로 이사한 두 사람의 몸이 점점 붙어버리기 시작하는 설정은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서부터 상대인지를 묻는, 연인 관계의 본질적인 의문을 물리적으로 구현한다.
<투게더>는 관객의 예상을 끊임없이 비켜나간다. 보편적인 호러영화라면 점진적으로 공포를 증폭시키며 클라이맥스로 향하겠지만 영화는 그런 선택을 벗어난다. 바디 호러의 극단적 시각화와 일상적 대화를 기묘하게 이어붙이면서 이를 보는 관객은 웃어야 할지 두려워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진다.
|
|
| ▲ 영화 <투게더> 스틸. |
| ⓒ 그린나래미디어(주) |
영화가 포착한 예리한 지점은 동시대 허무주의 정서에 대한 블랙코미디적 접근이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의 극단화, 관계의 파편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있다. 젊은 세대는 '혼자가 편하다'는 자기합리화와 '깊은 관계는 부담스럽다'는 회피 심리에 갇혀 진정한 친밀감을 두려워한다. 연애조차 개인의 편의에 맞춰 조절 가능한 옵션으로 취급되는 시대다.
영화는 이런 시대적 배경을 바디 호러의 문법으로 대변한다. 팀과 밀리의 물리적 융합은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완전한 결합에 대한 갈망'을 극단적으로 구현한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현실의 복잡함에서 도피하려는 유치한 환상일 수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융합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대화가 단조로워진다는 점이다. 현대 연애의 '나 vs 너' 대립 구조를 해체한 결과는 서로 교류하지 않은 침묵으로 읽혀질 수 있고, 어쩌면 고요한 평화로도 읽혀진다. 이러한 영화의 선택의 근간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연인들이 품고 있는 감정적인 두려움에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여 감상할 지는 관객의 몫이다.
|
|
| ▲ 영화 <투게더> 스틸. |
| ⓒ 그린나래미디어(주)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억 5천 현금 한번에 주던 윤석열, 특권예산 되살아나고 있다
- 국가 존속 관련 중대 결정, 코앞으로 다가왔다
- 김정은 위원장, 시진핑 주석 좌측에 자리... 북·중·러 3각 동맹 과시
- 윤석열에 영치금 200만원 입금 강릉사업가 "불쌍해서 보냈다"
- "조은석은 미친 사람" 국민의힘, 특검 압수수색에 총력 저항
- "문형배도 제안" 용혜인, 여가부장관 인청날 생활동반자법 발의
- 논산의 수락산에 이런 섬뜩한 뜻이 담겼다고?
- 한화오션 조선소서 선주 감독관 추락 사망... 브라질 국적 30대
- "'녹조라떼' 13년, 이게 강이냐... 빛의 속도로 보 수문 열어야"
- 오는 11일, 이 대통령 출범 100일 기자회견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