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은 데어클라시커! 충분히 위협적인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잡을 뻔했다 [분데스리가 분석]

김정용 기자 2025. 10. 1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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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올리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 시즌 부진을 털고 이번 시즌 무패 행진 중이던 보루시아도르트문트는 역시 저력이 있었다. 부상으로 구멍이 숭숭 난 바이에른뮌헨은 결과적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1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2-1 승리를 거뒀다.


바이에른이 7경기 전승 행진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컵대회 포함 11경기 전승이다. 도르트문트는 4승 2무 1패가 되면서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앞선 컵대회 포함 9경기 무패 행진이 끝났다.


모처럼 빅 매치답게 두 팀 모두 상승세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데어클라시커였다. 데어클라시커는 원래 축구 용어가 아니었는데 2013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가 맞붙자 마치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처럼 유럽 최강 라이벌전이라는 의미로 새 별명이 붙었다. 즉 전통적인 라이벌이 아니라 독일의 두 최강팀이 벌이는 경기라는 뜻이다.


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도르트문트는 최근 분데스리가 정상권과 거리가 멀었지만, 이번 경기를 앞둔 시점에는 바이에른의 라이벌이라 할 만했다. 바이에른은 유럽 구단 중 유일하게 컵대회 포함 10전 전승을 달리고 있었다. 도르트문트의 경우 전승은 아니지만 9경기 무패 행진 중이었다. 리그만 봐도 바이에른이 6전 전승으로 1위, 도르트문트가 4승 2무로 2위였다. 바이에른을 바짝 추격하는 유일한 팀이었다.


니코 코바치 감독이 도르트문트에 입힌 새로운 스타일은 바이에른에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코바치 감독은 바이에른 시절 약간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신 단단한 팀을 만들 줄 아는 인물이다. 도르트문트는 창의성이나 복잡한 구조보다 최전방의 세루 기라시, 2선의 카림 아데예미 등의 신체능력을 잘 활용하는 역습 위주 축구로 팀을 잘 재조직한 상태였다. 힘과 스피드로 바이에른 센터백들을 괴롭힐 수 있는 팀 스타일을 구축한 채 원정을 왔다.


그런데 도르트문트의 전반전 접근법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 도르트문트는 평소 구사하던 3-4-2-1 대형보다 공격자원을 한 명 줄이고 미드필드를 보강해 3-5-2 대형으로 나왔는데 포메이션만 바꾼 게 아니라 전방압박을 아예 포기하고 웅크린 채 전반전을 보냈다. 그 결과 전반전 내내 슛 0회, 점유율을 80% 이상 바이에른에 내줬다.


전반전 장면들만 보면 바이에른의 의도대로 흘러간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도르트문트는 상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많이 내주진 않았고, 실점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해리 케인에게 준 1개로 제어했다. 후반전 역습이 가능한 상황을 유지한 채 하프타임을 맞았다.


그리고 도르트문트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반격에 나섰다. 일단 전반전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내 강한 압박으로 경합에서 여러 번 승리했다. 공격자원을 추가 투입하지 않고도 센터백 한 자리를 니클라스 쥘레에서 더 빌드업이 능한 라미 벤세바이니로 바꾼 것만으로 경기 양상을 바꿔냈다. 스리백 중 한 명이 측면을 타고 전진해 공을 전달하면, 윙백이 측면 공격에 나서는 패턴이 살아났다. 또한 빌드업의 달인 니코 슐로터베크가 전반전에는 스리백 중 왼쪽에 있었는데 교체 후 스리백 중 중앙에서 공을 뿌릴 수 있게 됐다. 스피드가 탁월한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를 향하는 롱 패스가 후반전에는 나오기 시작했다.


니코 코바치 보루시아도르트문트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뱅상 콩파니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오히려 후반전 20여 분 동안 바이에른이 아예 슛을 하지 못할 정도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때 바이에른의 약점이 드러났다. 자말 무시알라의 장기부상으로 공격진이 얇은데 이날 세르주 그나브리까지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에 케인과 니콜라 잭슨의 투톱을 가동해야 했다. 잭슨이 열심히 뛰어주긴 하지만 위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데 대신 투입할 1군 수준 공격자원이 전무했다. 결국 후반전에 잭슨을 빼고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를 넣는 미봉책을 썼는데, 공격력을 강화한 건 아니었다.


이후 바이에른의 좋은 역습과 도르트문트 미드필더 조브 벨링엄의 실수가 겹치며 바이에른이 한 골 달아났고, 도르트문트는 후반전에 바꿔놨던 흐름을 유지하며 추격골을 넣었다. 도르트문트의 득점은 이미 경기장에 일어났던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해서 나왔다. 도르트문트가 측면을 잘 활용하게 된 후반전의 흐름 변화, 그리고 교체자원이 충분치 못해 풀백 교체시 포지션 이동이 많았던 바이에른의 불안정함이 겹쳤다.


후반전에 두들겨맞는 양상을 인정한 뱅상 콩파니 감독은 그답지않게 경기 막판 지키기 위한 교체도 감행했다. 미드필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를 빼고 김민재를 추가 수비수로 투입, 수비 숫자를 늘렸다. 이 조치가 효과를 봤다. 김민재가 왼쪽 스토퍼로 잠깐 뛰는 동안 도르트문트 선수들과 강하게 경합하며 공을 따내고, 파울을 얻어내며 막판을 안전하게 지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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