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승부할 줄 안다” 노시환에게 공수겸장 3루수가 보이는 이유

차승윤 2023. 6. 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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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3루수 노시환이 올 시즌 수비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방망이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수비에서도 잠재력을 드러내는 중이다.

노시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5월 최악의 타격 부진을 겪었던 그가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멀티 히트였다. 이어 31일 키움전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0.282까지 높였다. 43타석 무안타라는 기나긴 침묵을 깬 방망이가 서서히 살아나는 모양새다.

이날 경기에서 타격보다 더 눈에 띈 게 있다. 바로 수비다. 이날 그는 8회 실책을 기록했고, 9회에는 호수비를 펼쳤다. 한화가 7-1로 앞서던 8회 초 투수 이태양이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빠른 타구가 아니었고, 노시환이 앞으로 달려 나와 포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날 중계를 맡았던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타구) 판단이 조금 일렀던 것 같다. 오른손을 빨리 덮으면서 글러브에 정확히 포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실책이 보여준 것처럼, 올 시즌 노시환의 수비 지표는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5월 31일 기준 실책 9개로 리그 3루수 중 가장 많다. 수비율도 0.935로 주전 3루수 중 하위권이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수비 승리 기여도(WAA)에서도 -0.161으로 최하위(30경기 이상 출전 3루수 기준)를 기록 중이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의 수비 장면.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런데 김태형 위원은 노시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신 재능에 주목했다. 김 위원은 한화에서 노시환을 지도했던 채종국 키움 수비 코치가 신인 시절의 노시환을 엄격하게 훈련시켰다는 일화가 나오자 "노시환은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고 본다"며 "코치는 (지도하면서) 이 선수가 어디까지 (실력이) 올라올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선다. 그 목표를 바라보고 훈련을 시킨다"고 했다.

김태형 위원의 칭찬에 노시환이 호수비로 답했다. 노시환은 9회 때 더 어려운 타구를 마주했다. 송성문이 친 땅볼이 다시 달려 나온 노시환의 바로 앞에서 낮게 튀었다. 그러나 노시환은 주저하지 않고 달려들어 포구했고, 깔끔한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더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김태형 위원은 "내가 수비 잘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흡족해하며 "저 덩치에 저 정도 몸놀림을 보여준다"며 웃었다. 

신체적 재능뿐 아니라 멘털도 짚었다. 김태형 위원은 "어떤 어려운 타구라도 노시환은 (잡기 위해) 승부를 건다. 실수도 승부하다 나오는 거다. 그래서 (노시환의 수비를) 상당히 좋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노시환의 수비는 팀 사령탑들도 주목했던 재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은 경질된 날 바로 전까지 그의 수비를 직접 지도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그의 재능을 치켜세웠다. 최 감독은 "시환이 수비가 정말 잘하는 수비"라며 "핸들링이나 수비 감각이 정말 좋은 선수다. 과거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김동주처럼 체격은 크지만, 순발력이 굉장하다"고 칭찬했다.

분명 노시환의 수비는 아직 설익었다. 실제로 경남고 시절에도 프로 입단 후 3루수에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수비 어려움 때문에 고교 유격수들이 3루수로, 3루수들은 1루수로 정착해 온 경향 탓이다. 1m85㎝·105㎏의 큰 체격도 그의 수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었다.

그러나 잠재력은 확실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이 유력한 그다. 지금의 성장세라면 김동주와 최정(36·SSG 랜더스)을 잇는 국가대표 3루수의 계보 계승까지도 기대할 만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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