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몰도바 대선 개입 의혹 확산…"돈다발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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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이웃국가인 몰도바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의 선거개입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앞선 여론조사와 달리 친서방 후보이자 현 대통령인 마이아 산두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지 못했고, 유럽연합(EU) 가입 찬반투표는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산두 대통령을 비롯해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이번 대선과 EU 가입 찬반투표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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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금권선거 위한 현금살포 의혹
우크라이나의 이웃국가인 몰도바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의 선거개입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앞선 여론조사와 달리 친서방 후보이자 현 대통령인 마이아 산두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지 못했고, 유럽연합(EU) 가입 찬반투표는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조직적인 매표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거액의 현금 다발을 들고 입국하려던 러시아 관광객들의 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선거불복 등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러 선거개입 의혹 속 친러후보 선전…결선투표 갈 듯20일(현지시간)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동시에 치러진 대선과 EU 가입 찬반투표의 예비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는 산두 대통령이 과반을 득표해 바로 집권 2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개표율 95%인 상황에서 친서방 후보인 산두 대통령의 지지율은 40.34%에 불과했다. 반면 친러 후보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27.29%를 기록 중이다. 두 후보 모두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서 내달 3일, 두 후보간 결선투표가 치뤄질 예정이다.
EU 가입 찬반 투표도 개표율 95% 시점에서 반대 51.52%, 찬성 48.48%로 반대표가 더 많다. 대선 직전 여론조사 당시엔 EU 가입 찬성 여론이 63%로 나왔지만, 정작 투표결과는 반대가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여론조사와 상당히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 해당 선거에 러시아가 강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있는 몰도바는 인구 26만명의 작은 나라로, 옛 소련에 속했지만 소련 해체 후에는 친서방-친러시아 정권이 번갈아 가며 집권했다.
산두 대통령은 이날 EU 가입 찬반투표의 중간 집계결과가 나온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국세력과 협력하는 범죄집단이 수천만 유로의 자금을 동원해 거짓말로 선전작업을 하여 몰도바를 불확실성과 불안정에 갇히게 하고 있다"며 "몰도바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해 고안된 전례없는 규모의 사기극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으며 우리는 최종결과를 지켜본 후 확고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서 온 여행객들 돈다발 압수…"찾으러 오는 사람 없어"산두 대통령을 비롯해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이번 대선과 EU 가입 찬반투표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선거기간 전후로 러시아 관광객들이 대거 입국했는데, 이들 중 출처를 알 수 없는 거액의 현금을 들고 입국한 사람들이 많았으며 유권자들에게 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는 것이다.
BBC에 따르면 몰도바 경찰과 검찰은 지난 5월 이후 몰도바의 수도 키시나우 공항에서 거액의 현금 다발을 들고 입국하려던 러시아 여행객들로부터 현금을 모두 몰수했다. 하루에 약 150만달러(약 2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몰수했지만, 이 돈을 찾아가려는 러시아 관광객은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몰도바 검찰은 이달 초까지 러시아의 프롬스비야즈(PSB) 은행에서 1500만달러(약 205억원)의 자금이 13만명에 이르는 몰도바 유권자들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은행 자금을 동원해 매표행위에 나섰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매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몰도바 대선과 EU 가입 찬반 투표에 대한 불복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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