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 "내 몸엔 무용인 피 흘러"…딸과 함께 '꿈의 무대' 오른다
“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 꿈을 이번에 서울무용제에서 잠시나마 이루게 돼 기쁩니다.”
배우 채시라(56)가 1984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서 무용을 선보인다. 올해 45회째를 맞는 서울무용제의 홍보대사를 맡으면서다. 그는 다음 달 6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한국 명작무를 소개하는 ‘명작무 극장’ 프로그램 중 ‘정재만류 산조(청풍명월)’ 무대에 오른다.
채시라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무용 무대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95년 MBC 2부작 특집극 ‘최승희’에서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 역할을 맡아 춤을 선보인 적 있지만, 무대에서 춤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시라는 “무용수 데뷔 무대라고 생각될 정도로 저에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저는 배우가 아니라 무용수가 꿈이었고, 나름대로는 항상 무용인 피가 몸에 흐른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며 “제 아이에 대해 밝히는 건 처음인데 딸도 대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시라가 등장하는 ‘청풍명월’은 거문고 연주에 맞춰 부채를 들고 추는 산조춤이다. 숙명여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는 그의 딸은 군무 일원으로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시라는 “이번에 공연할 작품에서 제가 춤추는 분량은 2분 정도였는데, 동작 하나가 추가돼서 조금 더 길어졌다”며 “9월 5일 연습을 시작했는데, 제 연습 장면을 찍어 오전 3시까지 눈을 부릅뜨고 보면서 동작을 외웠다”고 열의를 보였다.
올해 서울무용제는 ‘경계를 허물다!’라는 주제로 다음 달 1일부터 1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서울어린이대공원 능동 숲속의 무대,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예술청에서 열린다. 경연대상 부문에는 심사를 거친 휴먼스탕스(안무가 조재혁)·이정연댄스프로젝트(이정연)·서울발레시어터(최진수)·블루댄스씨어터(정유진) 등 네 단체가 참여한다. 이밖에 상금 1000만원을 놓고 안무가 11명이 경쟁하는 ‘서울 댄스 랩’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대한무용협회 관계자는 “이번 서울무용제에서는 수많은 경계를 넘어 무용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예술의 확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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