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또 나타났다…쌀포대 옆 흰 봉투 열어보니
전북 전주시에서 한 남성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행정복지센터에 현금이 든 봉투와 쌀 한 포대를 전달하고 떠나 훈훈함을 전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13일 오전 10시쯤 전주시 인후3동 행정복지센터에 40~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들어왔다.
주변을 살피던 이 남성은 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들고 온 쌀 한 포대도 함께 건넨 뒤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
이 남성이 건넨 봉투에는 현금 33만원이 들어있었다. 모두 1만원권 지폐였다.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있었다. 편지에는 “인후3동 주민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작은 정성을 담았다”며 “관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꾸준히 기부하더라도 절대 찾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 남성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6월14일, 7월17일, 8월20일에도 행정복지센터에 흰 봉투를 놓고 사라졌다. 봉투에는 모두 현금 30만원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의 내용도 비슷했다.
이전과 달리 이번에 기부 액수가 3만원이 더 늘어난 것은 중학생 자녀도 기부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봉투를 받은 행복센터 직원은 뉴스1에 “봉투 속에 들어있던 편지 내용을 통해 중학생 자녀가 아껴 모은 용돈 3만원도 이번 기부금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면서 “자녀와 함께 아름다운 선행을 펼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기부된 성금은 사랑의 공동모금회를 통해 인후3동의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 등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아동 가정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한편 우아2동 주민센터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부 일자와 방법, 기부금액이 모두 같은 점을 고려할 때 동일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우아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익명 기부자의 선행이 지난 6월부터 이어지고 있다”면서 “기부 시기와 기부금액, 옷차림, 연령대 등을 종합할 때 인후3동의 기부자와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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