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125만원' 포스코 승부수..'하루 손실 500억' 고비 넘겼다
“돈도 많이 준다고 하고 의미 있는 곳이니까….”
경북 포항에 사는 전기기술자 김모(60)씨는 지난 9일 뜻밖의 문자를 받았다. ‘포항제철소 공단협의회’가 보낸 문자엔 포항 제철소의 전기설비 복구 작업에 참여할 인력을 모집한다고 적혔다. 명절 연휴로 태풍 ‘힌남노’에 침수된 포항 제철소 복구 작업에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힘을 보태달라는 내용이었다.

14시간 근무에 일당 125만원. 같은 시간에 대한 평상시 일당 5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액수였다. ‘단기 고액 알바’였다. 뉴스에서 포항 제철소가 가동중단 위기를 맞았단 소식을 들은 뒤로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터였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포항 제철소는 지역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다고 한다.
다음날 찾은 포항제철소는 김씨처럼 구인공고를 보고 온 이들로 북적였다. 김씨를 포함한 300여명의 ‘용병’들은 이틀간 전기시설을 수리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숙련공이 필요해서 그런지 작업장엔 대부분 포항에 사는 40~50대 기술자들이었다”며 “일이 고돼서 연이어 할 순 없었지만, 임금도 높고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최악의 위기가 만든 ‘고액 알바’


한시라도 빨리 배수 작업을 한 뒤 전력을 공급하지 않으면 추후 공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고로는 5일 이내에 재가동하지 않으면 쇳물이 굳어 고로 자체를 뜯어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복구 골든타임’이 설정됐지만, 침수 범위가 넓은 데 반해 추석 연휴 탓에 인력은 부족했다.

포항제철소의 전기공사를 맡아온 전문업체들이 모인 포항제철 공단협의회(공단협의회)가 아이디어를 냈다. 한국전기공사협회를 통해 전국의 전기 기술자와 업체들에 구인공고를 내는 방안이었다. 명절 근무자 임금보다 높은 125만원을 일당으로 내걸었다. 현장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연휴에 공휴일 근무를 하면 휴무 할증 등을 포함해 일당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받기도 한다. 상황이 급하다 보니 거기에 25만원 정도 더 주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시설물을 다룬 경험이 많은 숙련공 위주로 뽑았는데 과거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한 기술자들도 일부 지원했다고 한다. 이들은 각 공장에 있는 모터, 차단기 등 전기 시설물을 정비하고 수리하는 일을 지원했다. 공단협의회 관계자는 “예전에 일했던 분들이 이쪽 시스템을 잘 아니까 수리 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들에 대한 임금은 10월 중 지급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큰 고비를 일단 넘겼다는 분위기다. 지난 10일과 12일 고로 3기가 재가동을 시작했고, 철강 반제품 생산이 재개됐다. 포스코는 이르면 다음 주 모든 공장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침수 피해가 큰 압연라인 정상화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열연 2공장 같은 경우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스테인리스 등 다른 부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상화에 상당 기간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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