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국감, 농협 금융사고·회장 연봉 집중 추궁 [2024 국감]
김동운 2024. 10. 18. 18:55
“농협 금융사고 올해 유독 많아” 비판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금감원의 개입 과도하다…완만히 흘러간 지배구조·내부통제 이슈
과다보수·중앙회 성과급 파티 지적…“월급 값 하겠다”
농협에게 우호적인 시선을 유지하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올해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연이은 횡령 및 금융사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국감에 출석한 농협금융 대표들은 재발방지와 함께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18일 농해수위는 여의도 국회에서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피감기관 기관장으로 출석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NH농협은행과 농협상호금융에서 벌어진 금융사고에 대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최근 연이은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고 농축협은 자금지원 제한 등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계열사는 내부통제 개선 프로세스 재정립 등의 특단의 대책으로 신뢰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농협 금융사고 올해 유독 많아” 비판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농해수위 위원들은 농협금융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기관에서 금융사고 발생은 필연이지만 (이번에는) 이상 현상”이라며 “최근 5년간 발생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6건 가운데 4건이 올해 일어났다. 사고 금액으로도 (전체의) 80%에 달한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은행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지주회장은 특단의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철저한 대비책을 직접 챙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 의원은 “상호금융도 연도를 가리지 않고 매번 단위조합에서 사고가 발생해 대책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며 “단위조합은 농협중앙회에서 제재하는 방식이다. 책임이 전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감기관 대표이사들은 책임을 통감하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 및 제도 개선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8월 계열사 대표를 수집해서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하라고 부탁 드렸다. 이와 관련해 여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석용 은행장은 “매년 횡령사고 근절을 위한 범농협 사고근절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다른 제도 보완이나 여러 직원 교육 시스템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고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책무구조도 도입 및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영현 농협상호금융 대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개입 과도하다…완만히 흘러간 지배구조·내부통제 이슈
올해 들어 농협중앙회에서 지배구조나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졌던 만큼 국감에서 강 회장을 향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강 회장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를 옹호하고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질의가 나왔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이) 금융지주·은행 대상으로 사전검사를 실시하고, 올해는 정기검사를 한다고 몇 가지 자료를 배포했다. 이와 관련해 주변에는 ‘강호동 체제를 손보려는 것이다’ ‘농협 길들이기다’ 등 여러 말들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언론에서 그렇게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린다”고 짧게 답했다.
여기에 주 의원은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에 취약점이 있다고 본 금감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의견을 냈다. 주 의원은 “금감원은 지난 4월24일 보도자료를 냈다. 추가로 두 가지를 문제점으로 삼았는데, 지배구조 취약점이 문제 된다는 것을 전제로 농협중앙회법이 아닌 지주회사법, 은행법, 지배구조법에 근거해 감사와 지적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농협은행이나 지주는 농협법이 우선 적용되는 것이다. 특별한 규정이 없을 때만 지주회사법이나 은행법이 적용된다”며 “(금감원은) 반대로 은행법을 먼저 적용하겠단 취지로 말했다”고 짚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계열사 대표 인사권 관련 논란을 해명할 기회를 줬다. 강 회장은 “선거캠프에서 일한 유찬형 전 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대표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이석준 회장과 알력싸움이 있었던 게 맞나”는 박 의원의 질의에 “(계열사 인사와 관련해)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잘하신 것”이라고 평했다.
과다보수·중앙회 성과급 파티 비판…“월급 값 하겠다”
이날 국감에서는 농협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대표를 겸직하며 얻는 고액연봉과 비상근직임에도 퇴직금 형식의 공로금을 받는 문제도 나왔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회장 급여 연봉으로 통장에 들어가는 돈이 3억9000만원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겸직으로 1억9000만원, 성과급 120% 받으면 2억2920만원까지 지급된다”며 “농협중앙회장을 하면 최대 8억102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전 회장들은 (퇴임공로금 명목으로) 많게는 5억원 이상까지 받았다”면서 “지난 2005년 7월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 회장직이 비상임 명예직이 됐고, 퇴직금 제도가 폐지됐는데 이사회 의결로 퇴임공로금을 지급하면서 사실상 퇴직금을 보장하는 기형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에 “지적하신 그런 부분이 있다면 중앙회 회장으로서 월급 값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중앙회장과 조합장 퇴임 공로금 문제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협동조합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목적과 가치를 부합하는 방향으로 내부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에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성과급 파티’를 비판했다. 윤 의원은 “올해 농협중앙회가 여러 가지 비판에 직면했지만 또 한 가지 비판할 게 성과급”이라며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6000억원 가량을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은 연이은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급 잔치에 대해) 따가운 시선들을 느껴야 한다”며 “예금자들에게는 금리인하요구권을 비롯해 다른 방식을 통해 최대한 되돌려주거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금감원의 개입 과도하다…완만히 흘러간 지배구조·내부통제 이슈
과다보수·중앙회 성과급 파티 지적…“월급 값 하겠다”
농협에게 우호적인 시선을 유지하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올해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연이은 횡령 및 금융사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국감에 출석한 농협금융 대표들은 재발방지와 함께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18일 농해수위는 여의도 국회에서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피감기관 기관장으로 출석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NH농협은행과 농협상호금융에서 벌어진 금융사고에 대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최근 연이은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고 농축협은 자금지원 제한 등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계열사는 내부통제 개선 프로세스 재정립 등의 특단의 대책으로 신뢰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농협 금융사고 올해 유독 많아” 비판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농해수위 위원들은 농협금융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기관에서 금융사고 발생은 필연이지만 (이번에는) 이상 현상”이라며 “최근 5년간 발생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6건 가운데 4건이 올해 일어났다. 사고 금액으로도 (전체의) 80%에 달한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은행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지주회장은 특단의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철저한 대비책을 직접 챙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 의원은 “상호금융도 연도를 가리지 않고 매번 단위조합에서 사고가 발생해 대책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며 “단위조합은 농협중앙회에서 제재하는 방식이다. 책임이 전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감기관 대표이사들은 책임을 통감하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 및 제도 개선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8월 계열사 대표를 수집해서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하라고 부탁 드렸다. 이와 관련해 여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석용 은행장은 “매년 횡령사고 근절을 위한 범농협 사고근절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다른 제도 보완이나 여러 직원 교육 시스템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고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책무구조도 도입 및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영현 농협상호금융 대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개입 과도하다…완만히 흘러간 지배구조·내부통제 이슈
올해 들어 농협중앙회에서 지배구조나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졌던 만큼 국감에서 강 회장을 향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강 회장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를 옹호하고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질의가 나왔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이) 금융지주·은행 대상으로 사전검사를 실시하고, 올해는 정기검사를 한다고 몇 가지 자료를 배포했다. 이와 관련해 주변에는 ‘강호동 체제를 손보려는 것이다’ ‘농협 길들이기다’ 등 여러 말들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언론에서 그렇게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린다”고 짧게 답했다.
여기에 주 의원은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에 취약점이 있다고 본 금감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의견을 냈다. 주 의원은 “금감원은 지난 4월24일 보도자료를 냈다. 추가로 두 가지를 문제점으로 삼았는데, 지배구조 취약점이 문제 된다는 것을 전제로 농협중앙회법이 아닌 지주회사법, 은행법, 지배구조법에 근거해 감사와 지적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농협은행이나 지주는 농협법이 우선 적용되는 것이다. 특별한 규정이 없을 때만 지주회사법이나 은행법이 적용된다”며 “(금감원은) 반대로 은행법을 먼저 적용하겠단 취지로 말했다”고 짚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계열사 대표 인사권 관련 논란을 해명할 기회를 줬다. 강 회장은 “선거캠프에서 일한 유찬형 전 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대표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이석준 회장과 알력싸움이 있었던 게 맞나”는 박 의원의 질의에 “(계열사 인사와 관련해)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잘하신 것”이라고 평했다.
과다보수·중앙회 성과급 파티 비판…“월급 값 하겠다”
이날 국감에서는 농협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대표를 겸직하며 얻는 고액연봉과 비상근직임에도 퇴직금 형식의 공로금을 받는 문제도 나왔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회장 급여 연봉으로 통장에 들어가는 돈이 3억9000만원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겸직으로 1억9000만원, 성과급 120% 받으면 2억2920만원까지 지급된다”며 “농협중앙회장을 하면 최대 8억102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전 회장들은 (퇴임공로금 명목으로) 많게는 5억원 이상까지 받았다”면서 “지난 2005년 7월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 회장직이 비상임 명예직이 됐고, 퇴직금 제도가 폐지됐는데 이사회 의결로 퇴임공로금을 지급하면서 사실상 퇴직금을 보장하는 기형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에 “지적하신 그런 부분이 있다면 중앙회 회장으로서 월급 값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중앙회장과 조합장 퇴임 공로금 문제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협동조합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목적과 가치를 부합하는 방향으로 내부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에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성과급 파티’를 비판했다. 윤 의원은 “올해 농협중앙회가 여러 가지 비판에 직면했지만 또 한 가지 비판할 게 성과급”이라며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6000억원 가량을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은 연이은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급 잔치에 대해) 따가운 시선들을 느껴야 한다”며 “예금자들에게는 금리인하요구권을 비롯해 다른 방식을 통해 최대한 되돌려주거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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