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손흥민? 최근 대세 신스틸러로 호평 받는 이 배우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에서 물류부 대리 ‘배송중’으로 활약 중인 배우 이상진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IMF 시대의 생생한 직장 풍경 속에서 그는 특유의 서울 사투리와 허당미로 현실감을 더하며 극의 활력을 이끌고 있다. 특히 <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을 흉내 내는 복고 덕후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동료들을 챙기는 인간적인 면모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태풍상사>

드라마 〈신병〉과 〈소년시대〉로 눈도장을 찍고, 〈파인: 촌뜨기들〉과 〈달까지 가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까지 출연하며 ‘대세 신스틸러’로 자리 잡은 이상진. 그의 배우 인생이 궁금하다면 아래 이야기를 놓치지 말자.


손흥민 닮은꼴?

손흥민, 이상진 (사진: 손흥민, 이상진 인스타그램)

이상진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별명이 있다. 바로 ‘뒤틀린 손흥민’. 축구선수 손흥민을 닮았다는 이유로 생긴 별명이다. 그는 ENA 드라마 〈신병〉에서 융통성 제로의 소대장 오석진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팬들은 그를 ‘손흥민 소대장’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120분 풀타임을 뛰고 패배한 손흥민”, “기력이 쏙 빠진 손흥민” 등 유쾌한 수식어가 댓글마다 붙었다. 이에 대해 이상진은 “너무 멋진 분이니까 닮았다는 게 기분 좋지만, 나중에 뵙게 된다면 사과드리고 싶다”고 인터뷰 때마다 말한 바 있다.

손흥민, 이상진 (사진: 손흥민, 이상진 인스타그램)

흥미롭게도 두 사람은 동갑이며, 모두 경춘선 연선 지역 출신이다. 이상진은 “닮았다는 말보다 ‘뒤틀린 손흥민’이라는 표현이 더 재밌다”며 “캐릭터가 주는 코믹함과 실제 나를 오버랩해주는 별명이라 애착이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작품 속 ‘웃픈’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처음 꿈은 개그맨

이상진 (사진: 디퍼런트컴퍼니)

이상진의 연기 인생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학창시절 그는 친구들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이상진은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 앞에서는 수줍지만, 또 관심받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개그맨이 되면 어떨까?’ 싶었다”며 개그맨이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상진 (사진: 디퍼런트컴퍼니)

하지만 그곳에서 뜻밖의 전환점을 맞았다. “연기를 배우다 보니 희극보다 정극의 매력에 빠졌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미치 역할을 맡았는데, 그 무대에서 처음 ‘이게 내 길이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이후 그는 개그맨의 꿈을 내려놓고,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처음엔 웃음을 주는 게 행복이었는데, 누군가의 감정을 움직이는 연기가 더 큰 행복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그때의 결심이 지금의 ‘생활밀착형 배우’ 이상진을 만들었다.

30대에 늦깎이 데뷔

<여신강림>

이상진은 흔히 말하는 ‘늦깎이 배우’다. 30대에 영상매체로 데뷔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연극 무대에서 시작했지만 수입이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 2016년 첫 연극 무대에 섰던 데뷔 경험이 지금 연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오디션에 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얼떨떨했다. 세트장의 페인트 냄새조차 행복했다”며 드라마 데뷔작인 tvN 〈여신강림〉의 현장을 떠올리기도 했다. 데뷔까지의 힘든 시간에 대해 “비교의 시간이 제일 힘들었다. 또래 친구들은 안정된 삶을 사는데,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텨야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자양분이 됐다”며 지금은 힘들지만 행복해 감사함을 느낀다고.

〈신병〉과 〈소년시대〉로 눈도장

<신병> 시즌3

이상진을 대중이 본격적으로 알게 된 건 2022년 ENA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부터였다. 그는 FM의 끝판왕, 융통성 없는 소대장 오석진 역을 맡아 원작 이상의 현실감을 보여줬다. 원작 팬들은 ‘현실판 오석진’이라며 호평하기도 했다. 이상진은 시즌 2, 3에도 연이어 출연해 캐릭터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단순한 코믹 캐릭터가 아니다’라는 재평가를 이끌어냈다.

<소년시대>

이어 그는 2023년 쿠팡플레이 〈소년시대〉에서 장병태의 비밀을 유일하게 아는 조호석 역으로 변신, 찌질하지만 인간적인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상진은 두 작품을 통해 그는 ‘생활감 있는 배우’,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연기자’라는 평을 얻었다.

대세 신스틸러로 호평

〈파인: 촌뜨기들〉

최근 이상진의 행보는 눈부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에서는 전직 권투선수 나대식으로 출연해 보물선을 노리는 패거리 속에서 코믹한 허당미와 반전 매력을 선보였고, MBC 드라마 〈달까지 가자〉에서는 음악 프로듀서 변주만으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는 유튜버 아이티보이로 깜짝 특별출연하며 또 한번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태풍상사>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태풍상사〉에서는 X세대 물류부 대리 ‘배송중’ 역을 맡아 “IMF 시대의 현실형 직장인”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된 90년대 인기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안재욱을 흉내 내며 패션을 따라 하는 복고 덕후지만, 결국 위기 속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한 동료로 그려지는 캐릭터다. ‘대세 신스틸러’로 자리 잡은 이상진의 여정은, 이제 막 가장 빛나는 장면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