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관중 시대 열고도…창원 구장 사고에 ‘위기의 프로야구’
“신축 야구장도 사각지대” 우려
팬들 안심하고 찾는 야구 ‘고심’
지난해 프로스포츠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가 상상도 못했던 참사로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야구장 구조물이 추락해 관중 한 명이 결국 사망했다. KBO는 희생자를 추모하며 1~3일을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고 1일 예정됐던 5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경기장 안전 문제로 관중이 사망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창원NC파크는 불과 6년 전인 2019년 준공·개장했다.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갖췄다는 새 구장에서 발생한 사고라 충격이 더 크다.
경기장 안전 전반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팬들이 안심하고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은 리그의 당면 과제다.
각 구단은 사고 직후부터 홈 구장 안전 점검에 돌입했다. 점검업체는 물론 구단 담당 직원들도 총동원해 과거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수시로 살피면서 부서진 곳, 뾰족한 곳을 찾아 보수하고 안전에 신경을 써왔다. 하지만 야구장에서 구조물이 떨어진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새 구장은 새 구장대로, 오래된 구장은 오래된 구장대로 더 철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 1982년 완공한 잠실구장은 LG와 두산이 함께하는 구장관리본부 차원에서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사업소도 안전 상황을 확인했다. 1985년 문을 연 부산 사직구장은 홈경기가 없는 1~3일 구장 내외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1989년 개장해 리모델링을 거친 수원구장도 1일까지 이틀간 다시 시설을 검사했다. KT 관계자는 “수원구장도 오래된 시설을 리모델링한 만큼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2014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016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2025년) 등 비교적 최근 개장한 새 구장들도 안심할 수 없다. 신식 구장은 ‘팬 친화’를 앞세워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구조물이나 조형물 설치도 많아 안전 사각지대가 오히려 더 많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 관계자는 “강풍이 불어 지난달 30일 오전 광고물 설치업체와 마케팅팀이 광고물 낙하 위험을 점검했다. 매점 입간판이나 다른 시설물도 재점검했다”고 전했다.
SSG는 기존 인천 SSG랜더스필드 외에 공사 중인 청라 신구장 안전 문제 또한 더 철저히 신경 쓰겠다고 했다. 다른 구단 구장은 지자체 소유에 운영권만 받아 사용 중이지만 SSG 새 구장은 소유권까지 구단이 갖는다.
각 구단과 별개로 리그 전체의 안전 문제를 총괄할 책임은 결국 KBO에 있다. 팬들이 안심하고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확실한 결과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주체도 KBO다.
팬들의 불안을 씻어내지 못한다면 1000만 관중의 환희는 신기루처럼 흩어질 수 있다.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해외 사례들까지 참고해 경기장 안전 관리 매뉴얼을 보강하려 한다. 다만 각 구장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기준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KBO 내부 안전 관리 부서와 각 구단 사이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분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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