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표용지 배부 하한 ‘선거인수 50%’인데… 서울 3곳서 미달
선관위, 예상 선거인수 기준 산정
변동된 실제 선거인수 반영 못 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 배부 매수가 지침상 최소 기준에 미달한 투표소가 서울시내에만 3곳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투표용지 인쇄를 위해 설정한 예상 선거인 수와 실제 선거인 수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한 탓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예측 시스템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에서 제출받은 ‘투표용지 부족 발생 투표소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50여곳 투표소 가운데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강서구 화곡6동 제5투표소 등 3곳의 선거인 수 대비 투표용지 배부 매수가 50%를 크게 밑돈 것으로 확인됐다. 화곡6동 제5투표소는 선거인 수 대비 투표용지 준비율이 43.2%로 가장 낮았다. 잠실4동 제7투표소와 청담동 제4투표소는 이 비율이 각각 43.7%, 45.8%였다.
공직선거 절차사무 편람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은 ‘선거인 수’ 또는 인구 기준일 현재로 통보받은 ‘예상 선거인 수’의 현저한 변동이 없는 경우 50%를 하한선으로 하고, 투표구별 100매 미만은 절사(잘라서 없앰)하도록 돼 있다. 예컨대 선거인 수를 기준으로 화곡6동 제5투표소의 거소·선상투표자를 제외한 선거인이 3937명이면 절반인 1968.5명에서 68.5명을 뺀 1900표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이 투표소에 배부된 투표용지는 1700장으로 200장이 부족했다. 다만 이 곳은 예비 투표지가 제때 도착해 대기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제 선거인 수와 시군구 선관위의 예상 선거인 수 간 괴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선관위는 예상 선거인 수를 기준으로 투표용지 배부 매수를 결정했는데, 기준 시점은 지난해 12월 말이다. 선거인 명부 등록이 지난달 22일 확정된 것을 감안하면 약 6개월의 시차가 있었던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인쇄소 계약 일정 탓에 현실적으로 ‘예상 선거인 수’를 기준으로 매수를 산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잠실4동 제7투표소는 지난해 말 기준 예상 선거인 수가 2362명이었지만 명부에 등록된 실제 선거인 수는 3204명으로 반년 새 642명 증가했다. 청담동 제4투표소도 예상 선거인 수가 3705명이었지만 실제 선거인 수는 4585명으로 집계됐다.
관할 선관위는 이 투표소들에 대해 각각 유권자 수 대비 60%, 55%를 인쇄하도록 했지만 배부된 용지는 턱없이 부족했다. 신축 아파트 입주 등에 따라 선거인 수의 현저한 변동이 예상되면 시군구 선관위가 이를 고려해 배부 매수를 결정해야 했지만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측을 상대로 선관위 간부들의 직무유기 혐의 사건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조만간 꾸려질 예정이다.
임송수 박재현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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