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3시, MZ공무원 "전 이만 퇴근"…팀장은 "난 독박 야근"

경남도는 오는 26일부터 ‘주 4.5일 근무제’를 처음 시행한다. 지난해 11월 경남도와 도청 공무원노동조합 간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서다. ‘0.5일’이 빠진다 해도 전체 근무 시간(주 40시간)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주 5일 중 4일은 조기 출근 또는 연장 등 유연 근무 형식으로 1시간씩 일을 더 하고 자신이 원하는 날엔 하루 4시간만 근무하기 때문이다. 금요일에 4시간만 근무하면 눈치 보지 않고도 2.5일의 ‘주말 휴식’이 가능하다.
주 4.5일 근무제를 도입한 자치단체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일·생활 균형(워라밸)을 맞추면서 “일 할 때는 하자”는 분위기에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또 노동 시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보고·회의 문화 개선 등 업무 혁신 효과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한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은 단순 휴식이 아니라 성과 중심 문화로의 전환을 촉진할 기회”라고 말했다. 또 젊은 MZ공무원을 잡을 유인책으로도 꼽힌다.
제주도의 경우 주 4.5일 근무제 원조 격이다. 2024년 7월 전국 17개 시·도 중 처음 도입했다. 유연 근무제를 활용해 금요일 4시간만 근무하도록 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13시의 금요일”로 불린다. 지난해 상반기 ‘13시의 금요일’ 참여 직원은 9928명(중복 포함)으로 도입 전인 2024년 상반기 일반 유연 근무제 참여 직원 3550명(중복 포함)보다 180%가량 늘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눈치 보지 않는 공직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북 전주시도 지난해 11월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주 4.5일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아예 하루는 재택근무를 의무화한 곳도 있다. 2세 이하 자녀를 둔 충남도 직원은 매주 하루 재택근무를 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주 4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도와 시·군, 산하 공공기관을 포함해 대상 직원은 500명쯤 된다.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육아기 대전시 공무원은 주 1회 또는 월 4회 이상 자녀 돌봄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직사회 내 주 4.5일 근무제를 두고 볼멘소리도 나온다. 아무래도 업무 공백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다 보니 참여 인원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어서다. 형평성 논란이 터지는 이유다. 제주도의 경우 팀별 30% 이내 순번제로 ‘13시의 금요일’을 운영 중이다. 본격 시행을 앞둔 경남도는 금요일 조기 퇴근 직원이 부서 내 40%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한 지자체 공무원(7급)은 “민원 처리 등 업무는 매일 새로 생기는데 담당자가 아니면 처리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 공백이 안 생기려면 어차피 일해야 한다”며 “주 4.5일제를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6급)은 “공직문화가 전보다 유연해졌다고는 하나 팀장이나 과장이 자리를 비우는 게 쉽지 않다”며 “시간만 줄이고 일의 본질을 바꾸지 않으면 결국 야근만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최영우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은 “직무 분석을 통해 (주 4.5일제를 시행해도) 대국민 서비스에 지장이 없는 부서나 팀을 중심으로 우선 시범 운행해본 뒤 보완 과정을 거쳐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욱 기자, 창원·제주·홍성=안대훈·최충일·신진호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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