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밀리터리]'게임 체인저' 무인기...무인기 잡는 레이저 무기로 '영공 수호'
지난 11일 북한은 대한민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까지 침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의 주장에 대한 여러 해석도 쏟아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북한이 제시한 형상을 분석한 결과 우리 군의 무인기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반면, 우리 무인기가 북한의 대공망을 뚫고 평양까지 육로로 비행하기에는 불가능하지만 서해안을 통해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의 연이은 군사 도발에 명분을 쌓고 내부를 결속하고자는 취지에서 꾸민 자작극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022년 12월. 북한의 무인기 5대가 서울과 파주 상공을 5시간 넘게 비행한 적이 있다. 우리 군은 대응 사격에 나섰지만 격추에 실패했다. 해당 무인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우리 군도 즉각 무인기를 북에 진입시켜 맞대응했다.
무인기는 막대한 항공 전력의 손실을 예방한다. 적진으로의 침투 이전에 적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방공망을 기만하는 데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비용, 고효율’ 전력인 셈이다. 임무에 따라 정찰·표적·전자전·공격용 등으로, 작전 고도에 따라 고고도, 중고도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된다.
무인기의 시작은 1800년대로 거슬러 오른다. 처음에는 열기구를 활용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인 1918년에는 폭격용 무인기가 개발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전투용 무인기를 투입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1960년대 베트남전에서 무인기는 감시용으로 탁월한 전과를 올린다. 무인기가 세계 무대에 본격 데뷔하는 장(場)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미국이 무인기 투자에 잠시 주춤하는 사이 이스라엘이 중동전을 거치며 무인기 개발에 뛰어 들었다. 무인기의 군사적 가치에 뒤늦게 눈을 뜬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은 미국에 무인기를 수출할 정도로 세계 무인기 시장에서 강국으로 발돋음했다.
우리 군은 어떤가. 1977년 ‘솔개사업’이란 이름으로 무인기 개발을 시도했으나 여러 이유로 좌초됐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에서 무인기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다시 무인기 개발에 나선다.
한국 무인기의 효시는 국방과학연구소와 대우중공업(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송골매’다. 1998년 서울 에어쇼에서 최초로 공개되고 2000년에 개발이 완료됐다. 2002년에는 육군에 첫 배치됐다.
국회 국방위에 따르면 지난해 육군이 보유한 무인기는 510여대다. 해군은 정보함 및 일부 함정을 활용해 10대 미만의 무인기를 운용 중이다. 공군은 고고도 정찰을 전담하는 글로벌호크로 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군 조직체계도 무인기의 효과적인 작전을 위해 변모했다.
2022년 북의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 이후 1년 만인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가 국방부 직할 부대로 창설됐다.
해군은 2040년대에 무인항공기전대 등으로 구성된 ‘해양무인전력사령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군은 고고도 정찰을 담당하는 글로벌호크(HUAV)가 배속된 ‘제39정찰비행단’을 2020년 창설했다.
공군은 또 이미 국내에서 양산체제에 돌입한 중고도정찰용무인항공기(MUAV)도 2027년부터 전력화할 예정이다.
병역 자원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미래전에는 인공지능(AI)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무인기는 효율적인 대안이 분명하다. ‘게임체인저’로서도 기대된다.
무인기와 같은 소형 표적을 실시간 탐지하고 식별해서 레이저로 격추시키는 ‘한국형 스타워즈’ 대공무기가 올해 안에 실전 배치된다고 한다.
무인기에는 무인기로 대응한다는 전략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 부디 대한민국의 하늘이 북한의 무인기로부터 더 이상 유린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