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후광처럼 빛나는 벚꽃길

김종성 2026. 4. 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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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둑길 여행-8] 자연미와 낭만이 있는 불광천

[김종성 기자]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동네를 적시며 지나는 도심 하천 불광천. 하천 이름엔 특이하게도 부처님이 들어가 있다. 부처 불(佛), 빛 광(光), 내 천(川). '부처님의 빛이 흐르는 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즈음 불광천은 이름값을 하는 풍경이 펼쳐지며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체감하게 해준다.

봄날 불광천은 부처님의 후광을 받아서인지 더없이 평화롭고 안온한 풍경을 선사한다. 피안(彼岸, 고단한 현실의 강 저쪽에 존재한다는 안락한 고향을 이르는 극락세상)의 세계는 굳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봄날 불광천을 화사하게 밝혀주는 벚꽃
ⓒ 김종성
 불광천 벚꽃 산책
ⓒ 김종성
불광천은 은평구를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 중 한곳이다. 지난 5일, 살랑이는 봄바람과 꽃 풍경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불광천 봄나들이를 떠났다. 불광천변은 평소엔 주민들이 오가는 일상과 쉼의 공간이면서 이맘땐 경치 좋은 꽃놀이 관광지가 된다. 덕택에 천변에 자리한 맛집과 카페들이 덩달아 북적이고 있다.

불광천은 여러 전철역이 가까워 찾아가기 편리하다. 6호선 전철 응암역 새절역 증산역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불광천이 흐른다. 불광천변은 자전거도로가 있어서 자전거타고 산책하기 좋다. 본인의 자전거를 가지고 가거나, 응암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에 있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무인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서울시 '따릉이' 타고 산책하기 좋은 불광천
 불광천 자전거 산책
ⓒ 김종성
 천변에 피어난 예쁜 들꽃 현호색
ⓒ 김종성
전철역에서 나오면 샛노란 개나리꽃 무리와 화사한 벚꽃이 사람들을 반긴다. 지친 일상에 절로 위로가 되어준다. 천변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과 들꽃 구경을 하며 산책하는 사람들과 물길을 따라 달리는 벚꽃 러너 등 여유로운 봄 풍경이 펼쳐진다.

천변엔 흰색과 분홍빛 벚꽃 외에도 소복하게 피어난 노랑 개나리꽃과 민들레, 파란 하늘색 봄까치꽃, 보랏빛 현호색 등 예쁜 들꽃으로 하천이 환해지고 있다. 향기는 없지만 한껏 화사해서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해주는 벚꽃.

단 일주일 남짓 피었다가 미련 없이 사라져 버려 못내 아쉽다. 하지만 벚나무가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다면 자연에 대한 감동이나 봄을 맞는 설렘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쉬어가기 좋은 불광천 수변무대와 조망공간
ⓒ 김종성
 하천 둑 위 버스정류장에 마련한 전망공간
ⓒ 김종성
불광천에는 지난해 수변활성화 사업으로 하천변에 다채로운 쉼터 겸 조망공간이 생겨나 산책이 더욱 즐겁다. 천변 조망 공간에서 둑길에 조성한 전망 공간, 불광천 위를 지나는 보행교에도 전망 공간을 만들었다.
하천 둑 위 버스정류장에도 소담한 공간을 조성해 버스를 기다리며 하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놓았다. 모두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자 불광천을 산책하다가 쉬어가기 좋은 쉼터이기도 하다.
 큼지막한 잉어를 잡은 왜가리
ⓒ 김종성
 해가 저물어도 산책하기 좋은 불광천
ⓒ 김종성
천변에 도인처럼 외발로 조용히 서 있어 눈길을 끄는 왜가리도 벚꽃 향연에 힘이 났는지, 긴 부리로 물고기 사냥에 여념이 없다. 큼지막한 잉어를 잡은 왜가리가 부리를 몇 번 흔들다가 꿀꺽하고 물고기를 삼켜버리자 이를 보던 사람들의 감탄이 쏟아졌다.

이 왜가리는 불광천에 자리잡은 텃새이자, 과거 개체수 폭증과 엄청난 식성으로 인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었던 황소개구리의 수를 줄이는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불광천 벚꽃길은 낮은 물론 밤에도 아름답고 아련한 풍경을 선사해 준다. 해가 저물면 길바닥에 깔린 하얀 할로등 조명 빛을 받은 벚꽃과 나무들이 화려하게 빛난다. LED 경관조명을 이용해 이색적인 포토존과 조각 작품, 화려한 빛으로 채워진 공간이 이어져 있어 하천 야행이 즐겁다.

상쾌함을 더해주는 불광천 경관 폭포
 불광천변에 새로 생겨난 경관폭포
ⓒ 김종성
 불광천 하류 구간에 조성한 산책길
ⓒ 김종성
봄기운을 만끽하며 천변을 지나다 보면 마포구를 지나는 불광천 물길에 새로운 볼거리가 나타난다. 도심 하천 물길 위로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경관 폭포가 조성되었다. 산책하거나 달리는 주민들에게 색다르고 상쾌한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청량한 느낌을 주고 밤에는 색색 조명으로 운치를 더한다. 폭포 맞은편에는 전망 좋은 수변 카페를 짓고 있다. 카페가 문을 열면 폭포와 하천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

불광천이 한강으로 흘러가는 하류 구간엔 천변에 보행 전용로가 조성되어 산책하기 좋아졌다. 하천 정비를 하면서 기존 산책로에 더불어 천변에 작은 돌길 산책로를 깔아 놓았다.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다'는 말에 어울리는 자연미와 낭만이 있는 천변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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