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근위군 대장'도 갈아치웠다…중국군 '별' 옮기는 시진핑
올해 들어 중국군의 고위 장성 인사가 잦아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71) 중국 국가주석 '1인 체제' 강화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쥔(朱軍·53·소장) 베이징위수구 정치위원이 베이징시 군사 담당 상무위원에 임명됐다. 한국의 수방사에 비교되는 베이징 위수부대는 중국에서 ‘어림군(御林軍·황제 직속 근위군)’이라고 불리는 핵심 보직이다. 1971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의 주쥔 공군소장이 지난 6월 초 임명됐다. 베이징 위수구는 신장·시짱(티베트) 군구와 함께 상시 전투태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육군이 직속 관리한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군사 담당 상무위원이 교체된 지역은 충칭·안후이·산시(山西)·저장·칭하이(1월), 톈진·허난·산시(陝西)·후베이·광시(5월), 베이징(9월) 등 모두 11곳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군의 인사이동은 지난 6월 리상푸(李尙福·66) 전 국방부장과 웨이펑허(魏鳳和·70) 전 국방부장의 당적과 군적 박탈이 확정된 후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커우젠원(寇健文) 대만 정치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최근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 대륙위원회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임기 3.5기를 맞은 시진핑(習近平·71)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7년 21차 당 대회에서 세 번째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중국군의 5대 전구 중 3대 전구 사령관이 교체됐다. 지난 8월 1일 인민해방군 건군 97주년을 기념하는 남부전구 행사에 우야난(吳亞男·62) 상장(대장)이 사령관 자격으로 참석했다. 전임 왕슈빈(王秀斌·60) 남부전구 사령관은 현재 거취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반도를 담당하는 북부전구의 건군절 행사에도 신임 사령관이 등장했다. 지난해 1월 중부전구 사령관에 임명됐던 황밍(黄銘·61) 상장이 1년 반 만에 북부전구 사령관으로 이동했다. 베이징 방어를 책임지는 중부전구 사령관에는 왕창(王强·61) 상장이 북부전구에서 보직 이동했다. 그가 북부전구 사령관에 임명된 지 2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번 3대전구 사령관 교체를 마오쩌둥 말기와 비교하는 주장도 나왔다.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은 “이번 인사는 1973년 8대 군구 사령관을 동시에 맞바꾼 인사와 비슷하다”며 “당시 인사는 지방의 군벌 할거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그해 12월 마오는 정치국회의에서 “한 사람이 한 곳에 오래 근무하면 안 된다. 오래 머무르면 기름이 낀다”고 발언한 뒤 전격 인사를 단행했다.
커우젠원 교수는 “시 주석의 현재 권력 기반은 ‘안정적이면서도 불안한 상태’”라며 “민간과 당내 일부가 불만을 품고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합법적 혹은 비합법적 수단으로 이를 표출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의 건강과 계승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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