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폭로·협박' 황의조 형수, 대법원서 징역 3년 확정…황의조도 내달 16일 첫 재판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황의조의 형수에게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황의조 형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6일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을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 소개하며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했다. 황의조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도 주장했다.
심지어 A씨는 황의조에게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 '기대하라'며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의조는 해당 영상이 2022년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에서 임대 신분으로 뛸 당시 도난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들이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더불어 폭로 글의 내용은 허위이고, 이 사안으로 이미 여러 차례 협박을 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같은 달 26일 사생활 폭로글 유포자인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5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18일 경찰이 유포된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불법촬영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사건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의 형수인 점도 알려졌다.
A씨의 변호인은 지난 1월 8일 첫 공판서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하며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라고 말했다. A씨도 재판부가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맞느냐"라고 묻자 "네"라고 했다.
줄곧 혐의를 부인해 온 A씨는 판결을 앞두고 지난 2월 범행을 자백하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 2월 28일 A씨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 사건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당시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고 내가 한 일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변호인은 "그간 공소사실을 부인했지만 최근 제출한 변론요지서 내용과 같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혐의를 인정한 A씨에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는 지난 3월 15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황씨의 사진과 영상을 유포할 경우 무분별하게 확산할 것을 알았음에도 퍼트리겠다고 황씨를 협박했고, 끝내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영상 등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상당 기간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 단계에선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증거 조사를 방해한 만큼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라며 "뒤늦게라도 범행을 자백한 점, 게시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황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황씨가 선처를 구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곧바로 항소했고, A씨는 지난 6월 26일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 오영상 임종효 부장판사)는 "인스타그램 특성상 동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으면서도 협박에서 나아가 실제로 영상을 게시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피해자들이 지속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피고인은 확정적 고의로 범행했고 용서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부인하다가 1심에서 반성문을 통해 돌연 자백했으나 이를 언론에 공개해 2차 가해가 이뤄졌으며 사건 내용도 일부 축소 기재하는 등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2천만원을 형사공탁했지만 그 과정을 보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전했다.
1, 2심 모두 A씨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한 가운데 A씨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A씨의 징역 3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한편 황의조 형수 A씨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황의조에 대한 판결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횡의조도 지난해부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지난 7월엔 불구속기소 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에 따르면 황의조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황의조는 국가대표 자격이 중지됐다.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KFA)는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논의 기구를 구성해 황의조 관련 사안을 논의했고, 황의조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윤남 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라며 결정 이유를 밝혔다.
황의조 혐의에 대한 결론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넷플릭스 범죄 다큐멘터리에서 기대할 만한 스토리"라면서 "협박 음모, 유출된 성관계 영상, 가족의 사기, 피해자에서 피고인이 된 국제 축구 선수는 노팅엄 소속으로 스페인에서 프리시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황의조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62경기나 출전한 선수로 서울에서 검찰에 의해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허락 없이 두 여성과의 성관계를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작년 11월부터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최대 징역 7년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의조의 첫 재판은 내달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당초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은 황의조 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오는 10월 16일로 미뤄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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