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가는 농심 … 벼멸구 확산에 ‘여의도 117배’ 농지 피해

김용권,김영균 2024. 10. 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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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을 앞둔 들녘에 '벼멸구'가 확산하면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남북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여의도 면적(290㏊)의 117배에 이르는 농지가 피해를 입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현재 전국 벼멸구 피해 농지 면적이 3만4000㏊(1㏊는 1만㎡)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피해 면적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1만9603㏊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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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북‧경남 들녘 3만4000㏊에 퍼져
농민들 “농업재난재해 인정” 촉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1일 전북 임실의 벼멸구 피해현장을 방문, 심민 임실군수(오른쪽) 등과 피해를 입은 벼를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수확을 앞둔 들녘에 ‘벼멸구’가 확산하면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남북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여의도 면적(290㏊)의 117배에 이르는 농지가 피해를 입었다. 농가와 지자체들은 피해 농가에 대해 농업재난재해 인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현재 전국 벼멸구 피해 농지 면적이 3만4000㏊(1㏊는 1만㎡)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 달 22일 조사의 2만6000㏊ 보다 30.7% 정도가 늘어난 규모다.

피해 면적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1만9603㏊로 가장 많다. 이어 전북 7187㏊, 경남 4190㏊, 충남 1656㏊ 등의 순이다.

전남의 경우 전체 벼 재배면적의 13.3%가 피해를 입었다. 고흥지역이 2667㏊(전체의 24.7%)로 가장 많고, 해남도 2554㏊(13%)로 피해가 커졌다.

벼멸구는 벼의 줄기에서 즙액을 먹는 해충으로 벼멸구가 생기면 벼가 잘 자라지 못하고 심하면 말라 죽게 된다. 올해의 경우 9월 중순까지 고온이 지속되면서 벼멸구가 확산했고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민단체 대표들이 지난달 30일 벼멸구 피해를 입은 볏단을 싣고 상경,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벼멸구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남시장군수협의회는 2일 성명을 내고 “쌀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 벼멸구 피해로 쌀의 품질이 떨어져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앞서 정부는 피해 벼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매입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폭염에 의한 병해충을 재해로 인정하지 않아 농민들의 불안감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 도의원’인 전남도의회 박형대 의원은 지난달 30일 농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벼멸구 피해를 입은 볏단을 싣고 상경,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벼멸구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은 군비를 투입해 피해 벼 40㎏ 1포대에 2000원~5000원의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고창군은 벼멸구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6일부터 2024년 공공비축미 매입을 추진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가 희망하는 경우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해 농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저품질 쌀 유통을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다. 또 차후 농업재해 인정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전날 전북자치도 임실군을 찾아 벼멸구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지자체, 기술센터, 농협 등은 긴밀히 협업해 공동방제와 기술 지도를 철저히 실시하고 피해 벼 매입을 차질 없이 이행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임실=김용권 기자‧고흥=김영균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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