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 여성이라면 “산후조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잘 먹는 차원이 아니라는 사실 아시나요? 출산 이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몇 년, 혹은 몇십 년 뒤에 “장기가 밑으로 빠지는 듯한” 무서운 병, 골반장기탈출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년 이후 갑자기 이런 증상을 겪고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이란 무엇일까요?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 방광, 직장 같은 장기를 지탱하는 골반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장기가 질 쪽으로 내려오는 병입니다. 쉽게 말해, 장기를 떠받쳐주던 그물망이 헐거워지면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상태죠.

산후조리와의 연관성
출산은 골반저 근육과 인대를 크게 손상시키는 과정입니다. 이때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하지 못하면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지 않고 그대로 약화된 채 남습니다.
산후에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으로 오래 서 있거나, 변비로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이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 약화가 누적되어 중년 이후 골반장기탈출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이런 증상이 있습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처음엔 미묘한 불편감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에 큰 영향을 줍니다.
▪질 안쪽에서 뭔가 내려오는 느낌이 들거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잔뇨감이 남고
▪변을 볼 때 힘들거나, 심하면 성생활에까지 불편이 생깁니다.
이런 증상이 있어도 부끄러워서 참거나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중년 여성에게 많을까요?
출산 이후 관리 부족에 더해, 폐경이 찾아오면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골반저 조직이 더 약해집니다. 또한 나이가 들며 근육 탄력이 떨어지고, 비만·만성 기침·변비 같은 생활습관 요인까지 겹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죠.

골반장기탈출증은 “나이 들어 생기는 흔한 증상”이 아니라, 출산 후 회복 부족과 생활습관이 쌓여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인데요. 산후에는 충분히 쉬고, 무거운 물건을 피하며, 골반저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미 증상이 나타났다면 부끄러워 말고 반드시 산부인과나 여성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방치하면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