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병대 간부 총기 사망…소총·실탄 60시간 외부반출 몰랐다

이유정, 심석용 2026. 8. 4.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일 경북 포항의 해병대 부대 인근 영외 숙소에서 해병대 간부가 총기 사고로 숨진 가운데 해당 간부가 최소 60시간 넘게 K1 계열 기관단총(돌격소총)과 실탄 여러 발을 외부로 반출한 정황이 있어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부대는 총기·실탄의 반출 사실을 상당 기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육군 대위의 K2 소총 무단 반출에 이어 군부대 전반의 총기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병대 참고 사진. 연합뉴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해병대 1사단 예하 포항 소재 부대 인근의 영외 간부 숙소에서 간부 A 중사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해당 간부가 일과 시작 이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부대원이 숙소를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그를 발견했다고 한다. 현장에선 K1 계열 기관단총과 탄피 1개, 사용하지 않은 실탄 수 발이 함께 발견됐다. 이와 관련, 해병대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는 군·경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부대는 상륙 전문 부대로, 해병대는 A 중사가 부대에서 K1 계열 기관단총과 실탄들을 반출해 숙소까지 직접 가져갔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K1A 등 K1 계열 기관단총은 1980년대 특수부대용으로 개발된 국산 화기로 상륙돌격장갑차의 승무원 등에게 지급되는 개인 화기다. 5.56×45㎜ 탄(신형 K100탄)을 쓰고 단발과 연사 모두 가능한데, 기종 노후화로 군 당국은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군 당국은 초기 조사에서 A 중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무렵 퇴근하며 부대를 빠져나간 뒤 주말 동안 출입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3일 오전 출근 시간에 연락이 되지 않아 부대에서 확인하기 전까지 최소 60시간 넘게 총기와 실탄이 외부에 유출돼 있었다는 뜻이다. 영외 간부 숙소는 부대로부터 수㎞ 떨어져 있다. 군 당국은 또 A 중사가 지난달 31일 이전에 총기·탄약을 반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육군 3사관학교 소속 훈육장교 B대위가 K2 소총과 실탄을 들고 나가 50㎞ 떨어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대위는 전날 밤 당직 생도에게서 열쇠를 건네받은 뒤 총기를 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병대 A 중사 역시 부대 내에서 K1과 탄약 등을 관리하는 병기관으로 근무하며 화기·탄약에 접근이 가능했다고 한다. 현장에 남아있던 실탄과 탄피 등을 고려하면 A 중사가 반출한 전체 실탄 수량은 적지 않은 분량이었다.

해병대에 따르면 총기·탄약고는 두 개의 열쇠가 필요한 이중 잠금장치로 관리한다. 이에 따라 병기관인 A 중사 외에 당직사관 등 담당자가 어떤 확인이나 인수인계 절차를 거쳐 총기·탄약 반출이 가능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군 당국은 특히 창정비를 위해 보관 중인 총기를 차량에 넣어 외부로 반출했을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부대 출입 간부라면 트렁크 등에 대한 별도의 수색 절차 없이 부대를 오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유정·심석용 기자 uu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