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밀린 스무디킹, 역사 속으로…

김성훈 2024. 10.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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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이 국내에 들어온 지 22년 만에 철수한다.

커피에 밀린 스무디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관련 프랜차이즈들도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스무디킹은 경쟁력을 잃어갔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음료 시장에서 스무디킹의 주력 제품인 과일 채소 음료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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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열풍 탄 캔모아
스무티킹 음료. 스무디킹코리아 제공


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이 국내에 들어온 지 22년 만에 철수한다. 커피에 밀린 스무디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관련 프랜차이즈들도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유행에 밀려 사라져가는 브랜드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아 재조명되는 사례도 있다.

스무디킹은 1973년 미국에서 시작된 기능성 과일 음료 브랜드다. 국내에는 2003년 서울 명동에 1호점을 개점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명동점은 2005년 전 세계 스무디킹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코리아에 대한 한국과 베트남 사업권을 인수,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후 꾸준한 점포 확대로 2021년에는 국내 점포 수가 305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스무디킹은 경쟁력을 잃어갔다. 결국, 내년 10월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6일 “미국 스무디킹 본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계약 종료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무디킹 사업권을 놓고 신세계푸드와 미 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매출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5년 신세계푸드의 인수 이후 스무디킹은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점포 수도 매년 쪼그라들었다. 2021년 305개에 달하던 스무디킹 점포 수는 2022년 266개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69개까지 감소했다.

또 다른 스무디 프랜차이즈인 잠바주스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SPC그룹이 2011년 국내 론칭한 잠바주스는 서울 도곡점, LG트윈타워점, 인천논현점 등 총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장 수는 감소세다.

과일 음료 프랜차이즈의 부진한 실적은 국내 음료 시장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카페 프랜차이즈가 소비자 선호에 맞춰 커피와 차 전문점 위주로 자리 잡았고, 다수의 프랜차이즈가 스무디 상품군을 내놓으면서 스무디 전문점은 점점 갈 곳을 잃었다.

식음료업계에 불어닥친 ‘제로 열풍’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설탕 함유가 많은 스무디 인기 하락에 영향을 줬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음료 시장에서 스무디킹의 주력 제품인 과일 채소 음료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커피 판매 비중은 2020년부터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채 음료는 2020년 9.3%에서 2022년 8.2%로 감소했다.

스무디의 계절적 한계도 뚜렷하다. 업계 관계자는 “얼음을 갈아 넣는 스무디의 특성상 여름에는 많이 팔려 매출을 많이 낼 수 있지만 비수기인 겨울에는 소비자 발길이 끊겨 예비 창업자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두 스무디 브랜드처럼 외면받았지만 뉴트로 바람을 타고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 모습을 비추며 다시 주목받는 브랜드도 있다. 99년 문을 연 생과일 디저트 전문점 캔모아가 주인공이다. 매장 한켠에 설치된 그네의자와 음료를 주문하면 무한으로 제공되는 토스트와 생크림이 인기를 끌면서 한때 매장 수는 50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커피 프랜차이즈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매장 수가 10개로 급감했다. 최근 복고 콘텐츠에서 3040 소비자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인천 부평에 매장을 신규 출점을 하는 등 부활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이 저가 커피 브랜드 위주로 재편되고 있지만 브랜드 특색을 잘 살린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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