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부터 라이더컵까지…트럼프 스포츠 개입 뒤엔 '삭발의 추억'

이해준 2025. 8. 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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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도널드 트럼프는 삭발을 걸고 레슬링 대리전을 치렀다. 트럼프가 승리한 뒤 전기 면도기를 손에 쥔 채 링 위에 직접 올라 내기 상대였던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의 머리를 삭발하려고 하는 모습.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투수였던 로저 클레멘스를‘MLB 명예의 전당’에 입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어제 위대한 로저 클레멘스의 아들 카시와 골프를 쳤다”며 대놓고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354승을 거두고 7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6번 월드시리즈에 올라 두 번이나 승리했다. 통산 삼진도 놀란 라이언에 이어 두 번째”고 클레멘스의 업적을 나열하면서 “마땅히 명예의 전당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레멘스는 눈부신 성적에도 불구하고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사실상 인정돼 미국야구기자협회가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 입성 투표에서는 매번 고배를 마셨다.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로저 클레멘스.1996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무런 증거가 없다. 약물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적도 없다”고 옹호하면서 “그와 그의 훌륭한 가족이 이처럼 어리석은 상황을 더 견딜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트럼프가 스포츠계에 ‘배 놔라감 놔라’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엔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의 미국팀 캡틴 키건 브래들리가 선수로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컵에서 캡틴이 선수로도 뛴 건 1963년 아놀드 파머 이후 없었다. 라이더컵 미국 대표 12명 중 6명은 포인트 랭킹으로 자동선발하고 나머지는 6명은 캡틴이 선택한다. 브래들리의 포인트 랭킹은 11위로 실력만 놓고 보면 대표 자격이 충분하다. 다만 본인이 직접 스스로를 뽑아야 하고, 캡틴으로 리더십과 전략, 미디어 대등까지 해야 해 캡틴과 선수를 겸업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대중의 주목도가 높은 스포츠를 지렛대로 삼아 본인을 돋보이게 만드는‘트럼프의 기술’은 아주 오래전에 시작됐다.

가장 유명한 건 2007년 WWE(국제레슬링엔터테인먼트·구 WWF)의 억만장자 대결이다. 자신의 카지노에서 레슬링 대회를 유치하던 트럼프는 당시 WWE 회장 빈스 맥마흔과 각각 대리 선수를 지명해 경기한 뒤 패한 쪽이 머리를 삭발한다는 내기를 했다. 경기 결과 트럼프 지명 선수가 승리하자, 트럼프는 직접 링 위로 올라 맥마흔의 머리를 삭발했다. 경기 중에는 링 안으로 들어가 상대 선수를 공격하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WWE의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다.

트럼프는 2013년에 WWE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정도로 레슬링계와 밀착했다. 레슬링 선수가 아닌 사람이 헌액된 드문 사례였다. WWE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기행은 그의 명성을 높이고 대중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AP=연합뉴스

대통령 임기 때인 2016년에는 WWE 회장의 아내인 린다 맥마흔을 중소기업청장에 임명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트럼프는 올해 다시 린다 맥마흔을 교육부 장관에 중용했다. 여전히 교육부를 이끌고 있는 린다 장관은 지난 4월 에듀테크 콘퍼런스에서인공지능(AI)을 스테이크 소스 브랜드 명칭인 ‘A1(에이원)’으로 거듭 발음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는 스포츠계로부터 배척받기도 했다. 미국 프로농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는 2017년 우승을 했지만 백악관을 찾아가지 않았다. 스테판 커리 등 주요 선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트럼프가 초청을 먼저 취소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2018년에도 우승했지만 백악관 방문 행사는 없었고, 2019년과 2020년 NBA 우승팀 역시 백악관을 찾지 않았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한 2023년에는 초청을 받고 백악관을 방문해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행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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