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 교육과정 단축, 국립대 3곳 ‘반대’ 밝혀

강원대·경상국립대·제주대 “동의 못해”
2+4년제→6년제… 8개월 만에 또 변경
이 부총리 “희망 학교 없으면 안 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국립대 3곳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의대 교육 5년 압축에 대한 입장’을 10개 국립대 의대에 질문한 결과 강원대 경상국립대 제주대가 ‘부동의’라고 답변했다.

경상국립대는 “적합한 역량을 갖춘 의사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촘촘하고 엄밀하게 설계·진행되는 의과대학 학사일정을 아무런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단축하는 것은 의과대학 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 명확하다”며 반대했다.

제주대도 “현재 의과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서울대 경북대 충남대 충북대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대는 “압축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학내 구성원들, 특히 의과대학 교원 및 학생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등의 협조를 통해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고등교육법 시행 개정에 따라 2+4년제에서 6년제로의 개편을 준비 중이고 5년제로의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3일 국무회의에서는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구성된 의과대학 수업을 ‘예과+본과 6년 범위’ 내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게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통과됐다.

2+4년제가 6년제로 바뀐 지 약 8개월 만에 다시 5년제 단축안이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된 상황이다.

충남대는 “의학 교육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교육과정의 변동이 학생의 학습 환경과 의료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교육부의 정책 방향에 따른 구체적인 지침이 확인된 후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적인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경북대는 “여러 요인과 파급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 충북대는 “의과대와 협의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나머지 3곳인 전남대 전북대 부산대는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6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을 발표하며 의료인력 양성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대학과 협력해 교육과정을 단축·탄력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6년제로 운영하던 의대 교육과정을 5년제로 단축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반발이 거세게 일자 이 부총리는 8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대 5년제를 강압적·획일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진행할 경우 정부에서 지원·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하는 학교가 없으면 시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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