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한화 컴백…사령탑도 기대 100% "몸 되면 개막전 나가야죠" [오키나와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2. 2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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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드디어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공식적으로 성사됐다. 최원호 한화 감독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한화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의 한화 복귀다. 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한화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며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력 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는 팬 여러분께 최대한 오래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만난 최원호 감독은 "이제 진짜 현실이 됐다.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확정돼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4년이 아닌 '8년' 계약을 맺은 것에 관해서는 "계약 기간이나 내용은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며 "아프지만 않다면 (그때까지 뛰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물론 갈수록 체력적으로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등이 있어 괜찮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은 23일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오는 대로 몸 상태가 어떤지, 정규시즌에 맞춰 출격할 수 있는지 체크하려 한다. 게임 플랜이 어떻게 되는지도 들어봐야 한다"며 "유망주 선수들은 구단이 플랜을 짜주기도 하지만 류현진 정도의 선수는 다르다. 미국에서 시즌에 맞춰 해온 게임 플랜이 있을 것이다. 다 들어본 뒤 향후 일정을 정해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꾸준히 훈련해온 덕에 몸 상태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실내에서 50~60구 정도 피칭을 소화했다고 들었다. 그 정도의 몸은 되는 것 같다. 팔꿈치 수술(2022년)을 받았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다고 한다"며 "하지만 직접 보진 못했다. 실내에서 피칭을 어느 정도 강도로 했는지 확인이 안 된 상태다. 팀에 합류하면 체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다음 달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4년 정규시즌 개막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개막전 선발투수는 팀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류현진이 나설 수 있을까. 최 감독은 "만약 몸 상태가 되고, 게임 플랜이 맞는다면 류현진이 나가야 한다. 물론 컨디션이 덜 올라왔다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며 "우선 개막 전까지 지켜봐야 한다. 몸만 되면 당연히 던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로테이션상) 원정 개막전에 등판해야 홈 개막전(3월 29일 대전 KT 위즈전)에도 출전할 수 있다. 류현진이 개막전에 나서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며 "누가 류현진을 대체하겠나. 대신 처음부터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진 못할 것이다. 70~80개만 던져도 경기 초반 전반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한화에 입성한다. 최 감독은 "미국에 있을 때도 같이 운동한 것으로 안다. 우리 팀에 온 뒤에도 개인 트레이너가 전담해 돌볼 것이다"고 전했다.

후배들은 류현진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채은성을 FA로 영입했는데 야수 쪽에 무척 좋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엔 류현진이 오니 투수 파트나 젊은 선수들,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 유망주들이 도움을 받을 것 같다"며 "후배들은 류현진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볼 것이고, 류현진은 자신의 노하우를 자연스레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성장할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최 감독은 "코치들이 지도해줄 부분도 있지만, 같은 선수끼리 전수해주는 부분도 분명 있다. 류현진이 오면 유망주들에게 확실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최 감독은 "아프지만 마라. 건강해라"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호주에서 1차 캠프 때 외인들과 식사하며 잘하려 하지 말고,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했다. 투수들의 경우 건강하게 로테이션만 거르지 않고 한 시즌 내내 잘 돌아주면 된다고 말했다"며 "류현진, 문동주도 마찬가지다. 경험 많은 감독님들께 들어보니 외인 선발투수와 믿을만한 국내 선발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가장 시즌을 운영하기 힘들다고 한다. 선발투수들이 아프지만 않으면 보다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발진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인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국가대표 에이스로 거듭난 문동주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까지 가세했다. 최 감독은 "실제로 잘해야 최고 아닌가. 무늬만 최고면 안 된다"며 웃은 뒤 "페냐는 지난해 177⅓이닝을 소화했다.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어느 정도는 할 것 같다. 산체스와 문동주가 지난해보다 더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면 좋을 듯하다. 그 부분이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고 짚었다.

한화가 5강, 그 이상을 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줄을 잇는 중이다. 최 감독은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선수가 타 팀에 비해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야수에선 안치홍, 채은성 외에는 다 '만약에'가 붙는다. 노시환도 마찬가지다"며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올해 최소한 그 이상은 해줘야 한다. 그래야 류현진, 안치홍 효과를 볼 수 있다. 선수들이 무척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스태프들도 최대한 많은 변수에 대비 중이다"고 평했다.

이어 "그래도 류현진의 합류로 선수들의 기대감을 더 끌어올린 상태에서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상당히 희망적인 부분이다. 선수단에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몸담았다. 대표적인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다시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잔류와 국내 복귀를 두고 고민하던 류현진에게 일찌감치 손을 내밀었다. 대신 어떤 선택이든, 류현진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시장에 나온 류현진은 여러 팀과 연결됐다. 대형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류현진을 담당했기에 새 행선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쉽게 새 팀을 결정하지 못했다. 그 사이 한화는 묵묵히, 온마음을 다해 류현진을 기다렸다. 꾸준히 손도 내밀었다.

최근 류현진의 국내 복귀가 급물살을 탔다. 토론토에 보관 중이던 짐을 한국으로 보냈다는 KBS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화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에서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던 손혁 한화 단장은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 일찍 귀국해 류현진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복귀라는 큰 틀에 합의한 채 계약의 세부사항을 조율했고, 마침내 발표에 도달했다.

손혁 단장은 지난 19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류현진의 복귀와 관련된 질문에 "예전부터 (류)현진이와 친해 이야기는 많이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좋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만약 현진이가 복귀한다면 당연히 최고에 가까운 금액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퍼를 넣었고,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라 보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손 단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오퍼를 보낸 팀이 몇 군데 있더라. 조금 시간이 필요한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현진이가 온다고 하더라도 MLB 신분 조회 등 절차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화는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류현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사실상 류현진 영입 절차의 마지막 단계였다. KBO리그 규약의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의하면 한국 구단이 미국 또는 캐나다에서 프로 또는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 중이거나 활동한 선수, 현재 빅리그 30개 구단과 계약 중이거나 보류명단에 든 선수와 계약하려면 KBO 사무국을 거쳐 MLB 사무국에 신분 조회를 해야 한다.

마침내 코리안 몬스터의 복귀가 완성됐다. 이번 계약은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포수 양의지가 NC 다이노스에서 친정팀 두산 베어스로 자유계약(FA) 이적하며 받은 4+2년 총액 152억원이었다. 류현진은 이 수치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1987년생인 그는 한화와의 계약을 통해 2031년까지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만 44세까지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인천을 거쳐 2차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류현진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연습경기, 시범경기 등 등판 일정은 최원호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06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해 데뷔해 곧바로 승리(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신인상과 KBO MVP, 골든글러브를 단숨에, 모두 거머쥐었다. 전무후무한 괴물 투수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한화의 선발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통산 190경기 1269이닝서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자랑했다.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데뷔 시즌이던 2013년 30경기 192이닝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선보였다. 2014년에도 26경기 152이닝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선전했다.

2015년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로 휴식을 취했다. 2016년에도 1경기에만 출전해 1패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했다. 그해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했다.

2017년 로테이션에 제대로 복귀했다. 25경기(선발 24경기) 126⅔이닝서 5승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을 빚었다. 2018년엔 15경기 82⅓이닝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맹위를 떨쳤다. 2019년에도 29경기 182⅔이닝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9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4년 8000만 달러의 잭폿을 터트리며 토론토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구단 역사상 투수 FA 최고액이었다. 계약 첫해였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이 진행된 가운데 류현진은 12경기 67이닝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올렸다. 2021년엔 31경기 169이닝서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만들었다.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6경기 27이닝서 2승 평균자책점 5.67에 그쳤다. 지난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서 복귀전을 치렀다. 총 11경기 52이닝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0시즌 186경기(선발 185경기) 1055⅓이닝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이다.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활약하면서도 커리어의 마지막은 한화에서 보내고 싶다고 밝혀왔다. 올해 드디어 오랜 약속을 지키러 온다.

사진=​​​​​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 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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