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 비율만 83%"... '국제돌봄의 날'에 돌봄노동자들이 호소한 이유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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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라고 촉구했다. |
| ⓒ 윤성효 |
돌봄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000만 국민 돌보는 200만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라고 촉구했다.
아이돌보미 "입사자 대비 퇴사자의 비율이 83%"
돌봄노동자들이 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호소부터 했다. 10년째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한 황아무개 아이돌보미는 "저출생, 초고령화 시대 돌봄은 필수노동자라고 하지만, 우리 노동의 가치는 평가절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돌보미는 이용자 신청시간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최소 2시간의 시간제 일을 하고 있다. 주당 15시간 이상을 채워야 주휴수당이나 4대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주15시간을 채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라며 "갑자기 이용자가 개인 사정으로 돌봄 취소를 할 경우 다른 시간 때 일 잡기도 힘들어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입사자 대비 퇴사자의 비율이 83%에 이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아이돌봄 정책'을 요구한 그는 "현재 우리는 교통비도 공평하게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다. 3km 이상 하루 1회에 대해서만 지급하고 있는데 2.9km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지 않느냐. 한 번만 이동해서 두 가정을 갈 수 없지 않느냐"라며 "여러 차례 경남도 면담에서 우선 교통비가 전체 아이돌보미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3km 이하 건에 대해서 지급요구를 해왔다. 고른 혜택이 돌아가도록 3km 이하 서비스 건에도 교통비를 지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황 아이돌보미는 "우리는 1년에 3만 원의 건강검진비를 지원받고 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한 예방접종과 건강검진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건강검진비 인상을 요구한다"라며 "오랜기간 동안 다양한 아이들을 돌본 경험이 있는 아이돌보미는 더욱 숙련된 서비스와 상황대처 능력을 갖고 있다. 반드시 아이돌보미의 경력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돌봄은 자원봉사가 아닌 노동이다"
10년 넘게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고 소개한 한아무개 노인생활지원사는 "우리는 단순히 안부를 확인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르신의 일상 속의 작은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급한 상황에는 가족보다 먼저 달려가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말벗을 되어 드리고, 병원동행을 하며,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 일상생활을 지원해 드리고 있다"라며 "하지만 교통비, 통신비조차 자비로 부담해야 하고, 휴게시설 하나 없이 현장을 전전하며, 화장실을 찾느라 뛰어 다녀야 하고, 여전히 불안한 고용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노인생활지원사는 "어르신들의 돌봄은 중요하다 말하면서 돌보는 종사자의 삶은 늘 불안정하다. 우리들의 정당한 노동자 지위와 근속수당을 보장받고 싶다"라며 "생활임금 보장과 안정된 직고용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돌봄은 자원봉사가 아닌 노동이다. 필수노동자라 말은 하면서 매번 돈이 없다는 변명은 예산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노인생활지원사의 일은 어르신들과의 신뢰와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장기 근속과 돌봄의 연속성이 어르신들의 만족도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일자리 창출로만 생각하는 정부에 화가 난다. 예산과 정책은 위에서 정하는지 몰라도 돌봄은 현장 맨 밑에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노동자도 힘들고 어르신은 수용소 같은 돌봄"
오아무개 요양보호사는 "돌봄제도가 시행된 지 17년이나 되었으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충돌하는 부분은 정비해서 명실상부한 장기요양제도가 정착할 수 있게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현실은 노동자도 힘들고 어르신은 수용소 같은 돌봄을 받고 있다. 국가가 방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분이 요양보호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나 전문성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묻더라.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봄의 기본적인 기반이 엉망인데 무슨 능력을 말하고 전문성을 이야기 하는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보호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국가는 실무에 맞는 교육으로 양질의 인력을 양성해내야 한다"라며 "17년 동안 요양보호사들의 희생으로 유지된 돌봄, 이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종사자한테 합리적인 대우를 해야 한다. 어르신 곁에 머무를 수 있게 인력을 확충해야 하고 표준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돌봄 노동자의 권리 보장에 적극 나서야"
김은형 본부장은 "새벽에 출근해 해가 다지도록 일해야 하는 노동자, 맞벌이 가족, 일할 조건이 되지 못하는 노인, 청소년과 아이들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 장애인, 취약계층, 누구나 모두가 다 존엄하게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로, 진정 국민주권의 시대로 가려면 반드시 돌봄의 영역은 공공·필수의 영역이 되어야 한다"라며 "저출생,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되었고, 최근 돌봄의 공백이 자살과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며, 개인의 삶을 무너뜨리고, 국가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존엄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돌봄을 받을 권리와 자신과 타인을 돌볼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돌봄에 대한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돌봄을 제공하고 받는 모든 관계에서 돌봄정의가 실현되고, 돌봄노동자에게 정당한 보상과 양질의 고용환경, 노동조건을 제공할 것이 헌법과 법률로 명시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윤석열정부 시절, 민간주도와 시장중심의 사회복지서비스 고도화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 결과가 사회서비스원의 폐지와 돌봄 민영화 정책이다"라며 "민간업체는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운영되며, 비용 절감을 위해 선택과 경쟁, 개인의 희생을 강조한다. 그 결과, 저임금·장시간·고강도 노동이 만연해 돌봄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돌봄 노동자의 인간다운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 개선, 노동기본권 보장을 통해 질 높은 돌봄을 실현하는 것만이 저출생·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며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한걸음 진전할 수 있다"라며 "국민주권정부 이재명 정부는 돌봄 받을 권리, 돌볼 권리, 돌봄 노동자의 권리 보장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제시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공 돌봄 체계가 반드시 필요"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돌봄은 인간의 존엄과 생명이다. 가족에게 과중하게 맡겨진 돌봄 책임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공 돌봄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는 모든 국민의 권리로서 돌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이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요양시설의 99%가 민간위탁이고 국공립 어린이집은 22%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좋은 돌봄은 가능하지 않다"라며 "돌봄노동자의 현실은 평균임금 160만여 원, 고용불안, 최저임금, 성희롱, 갑질로 노동환경은 극도로 열악하다. 그 원인은 정부가 돌봄노동 일자리를 만든 이후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을 단 한번 도 추진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 관리계획에 '돌봄노동자를 위한 정책은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 이들은 "200만 돌봄노동자의 절대다수는 단시간 노동자다. 항상 고용불안과 최저시급 때문에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라며 "정부는 언제까지 돌봄노동자의 희생으로 돌봄서비스 정책을 집행할 것인가? 국가는 모든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로서 돌봄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공공 돌봄을 강화하고,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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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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