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發 충격에 코스피 2610선 후퇴…다시 ‘5만 전자’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의 실적 부진 충격에 미국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6만 전자’로 올라선 지 사흘째 다시 ‘5만 전자’로 주저앉았고 SK하이닉스도 덩달아 하락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8% 내린 2610.36에 장을 마쳤다. 개인은 6549억원 어치 순매수에 나섰으나,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45억원, 666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4296억원 순매도)에서 두드러졌다.
ASML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예상치(53억9000만 유로)의 절반에 가까운 지난 3분기 신규 수주 실적(26억3000만 유로)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내년도 매출액 전망치(가이던스)도 기존 시장 전망(360억 유로)보다 낮은 수준(300억~350억 유로)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이어 중동 국가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국내외 반도체 기업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전날 뉴욕증시에 상장한 주요 반도체 종목 주가는 급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2% 하락했고, AMD, 브로드컴 주가도 각각 5.22%, 3.47% 내렸다. 미국 내 주요 반도체 기업 16곳의 주가를 지수화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5.28% 하락했다. 이 지수는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주가를 확인하는 대표 지수로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이날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가 2.46% 내린 5만95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2.1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향방은 TSMC(17일)와 엔비디아(11월 14일)의 실적 발표 결과로 판가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ASML 실적 충격으로 국내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겪겠지만, 중장기적 추세는 TSMC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결과가 좌우할 수 있다”며 “메모리반도체인 범용 D램의 경우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 내년에는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TSMC 실적 발표 확인 이후 투자심리와 외국인 매수세 회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닥 지수 역시 1.04% 내린 765.79를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전일 미국 나스닥 지수 하락과 함께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50억원, 1439억원씩 동반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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