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현장] 고현정의 7년 만에 SBS 복귀,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장동윤, 고현정(사진: SBS)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연출 변영주, 극본 이영종)이 9월 4일 서울 목동 SBS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했다. 현장에는 변영주 감독과 배우 고현정·장동윤·조성하·이엘이 참석해 작품의 방향과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23년 전 ‘사마귀’로 불린 연쇄살인마가 붙잡힌 뒤 다시 모방범죄가 발생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형사 아들이 평생 증오해온 엄마 ‘사마귀’와 공조에 나선다는 설정. 변 감독은 “가해자를 미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작품의 윤곽을 분명히 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고현정의 변신이다. 그는 여성·아동 가해 전력이 있는 성인 남성 다섯 명을 살해해 ‘사마귀’라 불린 정이신을 연기한다. ‘엄마’와 ‘연쇄살인마’라는 극단이 한 인물 안에 공존하는 난도 높은 역할. 고현정은 “얼마나 잔혹했는가보다 왜 그가 그 선택을 했는가에 주목해 달라”며 캐릭터의 동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지난해 건강 이상으로 치료와 수술을 받으며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던 그는 “많은 배려 속에 현장에 복귀했다. 한 사람의 스타가 끌고 가는 드라마가 아니라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 더 애정이 간다”고 소회를 전했다. 변영주 감독 또한 “대본을 읽자마자 정이신은 고현정이라 생각했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얼굴이 나올 것 같았다”며 캐스팅 만족을 숨기지 않았다.

장동윤

고현정과 모자 관계로 호흡을 맞추는 장동윤은 형사 차수열을 맡았다. 평생 증오해 온 살인마 ‘엄마’와 손을 잡아야 하는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끌고 간다. 실제 대학 시절 편의점 강도를 제압해 화제가 됐던 이력을 가진 그는 “주변에서도 형사 역할이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드라마에서 처음 도전하게 됐다. 무거운 지점이 있지만 그만큼 성장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의 합은 기대 이상이었다. 장동윤은 “현장에서 고현정 선배의 에너지에 여러 번 소름이 돋았다. 그 힘을 받아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고, 고현정 역시 “배우 대 배우로 큰 배려와 에너지를 주는 상대”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조성하, 이엘

수사팀의 축은 조성하와 이엘이 책임진다. 조성하는 23년 전 정이신을 검거했고, 현재 모방살인 수사팀의 책임자인 전남청 경정 최중호로 등장한다. “장동윤·이엘 사이의 미묘한 균열을 조율하며 팀의 균형을 잡는 역할”이라는 설명처럼, 긴장과 유머의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다. 이엘은 일만 파는 최고참 형사 김나희로 거친 현장을 누빈다. 그는 “험한 장소를 전전해도 불평이 없는 팀이었다. 다음 촬영장에 더 빨리 가고 싶다고 운전기사님께 부탁한 건 처음”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변 감독은 “조성하는 ‘우리 동네에 꼭 있었으면 하는 좋은 공무원’을, 이엘은 대본 속 캐릭터의 범위를 넓혀준 배우”라며 두 사람의 존재감을 짚었다.

이엘, 장동윤, 고현정, 조성하

연쇄살인마를 전면에 세운 장르의 윤리적 긴장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변 감독은 “연출자가 범죄자를 지지하는 순간 시청자는 역겨움을 느낀다. 우리는 정이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긴다. 지지를 받아야 할 주인공은 오히려 아들 차수열”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도한 수위에 대한 우려에는 “방심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 15세 이상 시청 가능하게 만들었다. 무섭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라 생각할 지점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답했다.

변영주 감독

한편 동명의 넷플릭스 영화가 같은 달 공개를 앞둔 데 따른 혼선을 묻자 변 감독은 “그 영화가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킬러’의 액션 스릴러라면, 우리 드라마는 과거 특정 유형의 가해자를 동일한 방식으로 응징한 연쇄살인범을 둘러싼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차이를 정리했다. 작품의 동력은 결국 ‘관계성’이다. 엄마이자 살인마인 정이신과, 그를 증오하면서도 사건 해결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하는 아들 수열. 여기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수사팀의 연대가 더해지며 “피해를 막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밀도를 얻는다.

고현정

영화 <화차>와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등의 작품으로 섬세한 인물 연출을 증명한 변영주 감독, 영화 <서울의 봄><검은 집>의 이영종 작가가 의기투합한 제작진 조합도 믿음을 더한다. 변 감독이 “케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감탄한 고현정의 장악력, ‘선한 얼굴’의 틀을 깨고 거친 형사로 확장하는 장동윤의 변신, 안정감 있는 조성하와 현장 에너지를 책임지는 이엘까지, 배우 라인업은 장르물의 설득력을 견인한다. 무엇보다 건강 악화를 딛고 돌아온 고현정의 복귀작이라는 상징성, 2018년 드라마 <리턴> 중도 하차 논란 이후 7년 만의 SBS 컴백이라는 서사까지 겹치며 첫 방송을 향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제작발표회 말미, 변 감독은 “행복하게 만든 작품인 만큼 그 감정이 재미로 치환돼 시청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며 담담한 포부를 전했다. ‘사마귀’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멈추게 하는가” 답은 인물들의 선택과 관계 속에서 드러날 것이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9월 5일(금)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글 ·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사진 ·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