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은데 허리가"… 정형외과 교수가 말하는 한국인 척추 망가지는 이유

오상훈 기자 2024. 10. 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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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거 척추 질환의 원인은 대부분 노화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등으로 젊은 층에서 척추 질환이 많이 나타나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척추 질환 평균 진단 연령은 36.9세로 10년 전보다 4.9세 낮아졌으며, 신규 환자 수는 20~30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며, 몸 곳곳으로 연결되는 신경 센터의 역할을 한다. 척추 건강이 나빠지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남녀노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척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세계 척추의 날(10월 16일)’을 맞아, 부위별 척추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에 대해 알아봤다.

◇경추 질환 피하려면 허리 펴고 고개 들어야
척추의 가장 윗부분인 경추(목뼈) 건강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량과 관련이 깊다. 정상 경추는 ‘C자 형태’로 배열되는데 전자기기를 사용하느라 오랜 시간, 나쁜 자세를 취하면 ‘I자 형태’로 변형된다. 이때 목이 앞으로 굽어지면서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경추후만변형(거북목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경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막으려면 평소 의식적으로 목과 등을 곧게 펴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장해동 교수는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이고 허리를 곧게 편 상태로 턱을 살짝 안으로 당기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며 “베개가 너무 높으면 목이 앞으로 굽어지는 변형이 악화되므로 가능한 정상적인 ‘C자 형태’를 유지하는 베개가 추천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니터를 볼 때는 받침대 등을 이용하여 시선이 약 15도 위쪽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 요통‧척추후만증 피하려면 배에 힘주고 등 펴야
추석 명절 직후와 김장철은 요추 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이다. 흔히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일을 하기 때문이다. 장해동 교수는 “특히 바닥에 앉아 허리를 숙이는 자세는 요추 기립근과 추간판을 약화시켜 만성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만약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라면 무거운 음식을 옮길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뼈가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절 음식을 만들거나 김장을 할 때에도 가능한 식탁에서 의자에 앉아 허리를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척추에 무리를 주는 동작도 피해야 한다. 고개를 숙여 머리를 감거나 허리만 숙여서 물건을 드는 동작은 추간판 압력을 높이므로, 머리를 감을 때는 고개를 들고 일자로 선 채고 감고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세운 상태에서 무릎과 고관절을 굽혀 물건을 들고 무릎을 펴면서 들어 올려야 한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도 허리에 부담을 준다. 눕거나 잘 때는 엎드린 자세보다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눕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 피하려면 운동‧스트레칭으로 척추 강화
허리와 다리 신경통을 특징으로 하는 요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다. 자연스러운 퇴행은 막을 수 없지만,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먼저 걷기와 등산은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전신 근육을 강화해 준다. 수영과 물속을 걷는 운동도 관절과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등쪽, 배쪽, 다리로 연결되는 세 가지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과 체조 동작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 교수는 “다만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과 윗몸일으키기, 허리 비틀기, 누워서 다리 들기, 점프, 달리기 등은 척추에 부담을 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근력 운동을 할 때에도 요추 질환 환자는 데드리프트와 같이 허리에 스트레스가 많은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척추 질환은 만성 요통으로 발전하면 우울증 등 정신적인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며 “목과 팔‧허리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추간판탈출증이 의심되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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