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러브버그는 '해충'이 되었다
글쓴이는 서울환경연합 활동가입니다. 본 기사를 통해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에 대응하며 겪은 과정과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조해민 기자]
2025년 7월 첫째 주, 서울시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대발생하며 SNS와 각종 언론이 떠들썩했습니다. 그리고 예보와 같이 4,5일이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러브버그는 자취를 감추었는데요.
러브버그는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현재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곤충 혐오, 포퓰리즘 정치, 외국인 혐오, 극우화 등 잠재해 있던 사회적 갈등이 러브버그를 통해 첨예하게 드러났죠. 비록 러브버그는 사라졌지만 이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어떻게 대화하고 화해하며 통합으로 나아가야할까요? 앞으로 세 편에 걸쳐 러브버그 대발생 사태를 돌아보며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2024년 7월, 서울연구원 유튜브 채널에 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러브버그, 익충인가요? 해충인가요? 서울시 도시해충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영상에는 기존의 인간-곤충 관계를 완전히 뒤집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러브버그는 익충이지만 시민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다면 해충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포럼에서 김선주 연구위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온도에 민감한 곤충의 대량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현재 법령상으로는 질병 매개 곤충에 한해서만 행정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리 대상 범위를 '대유행 도시 해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에 응답하듯, 2024년 8월 서울시의회에는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아래 조례안)이 발의됐습니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러브버그처럼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라도 시민에게 정신적 피해나 불편을 준다면 방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례안 입법예고 마감일을 이틀 앞둔 시점, 서울환경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봉산생태조사단, 은평민들레당, 생명다양성재단, 풀씨행동연구소 등 57개 시민단체가 함께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을 결성했습니다. 연명서에는 곤충학자 정부희 박사도 개인 연명 의사를 밝혔죠.
시민모임이 이 조례안을 우려한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조례안에서 말하는 '대발생 곤충'과 '정신적 피해'의 기준이 모호해 결국 어떤 곤충이든 제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이른바 '곤충 데스노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둘째, 조례안은 '친환경 방제'를 명시하고 있지만, 특정 곤충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방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셋째, '친환경 방제'는 조례에서 우선 고려 사항일 뿐 살충제를 남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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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환경연합 SNS에 올라온 러브버그 조례 입법예고 캠페인 |
| ⓒ 서울환경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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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서울환경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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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모임 활동가들이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 보류 결정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
| ⓒ 대발생 곤충 방제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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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6월 서울환경연합 게시물에 달린 댓글 캡처 이미지 |
| ⓒ 서울환경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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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브버그 방제 조례 제정 윤영희 의원 보도자료 캡처 |
| ⓒ 윤영희 의원실 |
하지만 윤 의원의 설명과 달리, 올해 3월 통과된 조례는 지난해 7월에 공개된 원안과 단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입법예고 의견을 통해 전한 우려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반대 의견으로 보류됐던 조례임에도 불구하고 재발의나 재입법예고 없이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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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평구 봉산에 설치한 끈끈이롤트랩에 소형 숲새류 깃털이 달라붙어있다. |
| ⓒ 봉산생태조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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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큰한 헛개나무 향기에 이끌린 러브버그 한 쌍. 꽃가루와 꿀을 먹으며 식물의 수분을 매개한다. |
| ⓒ 서울환경연합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환경연합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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