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폭살' 그놈보다 세다…김정은 벙커 때릴 '괴물' 공개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맞은 1일 군은 2년 연속 시가행진을 비롯한 대규모 행사를 열고 북한 수뇌부를 직접 때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체계를 선보였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현무-Ⅴ 탄도미사일, 미 본토에서 날아온 B-1B 전략폭격기 등을 연이어 공개하며 섣부른 북한의 도발은 곧 정권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Ⅴ는 이스라엘이 지난달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폭살하는 데 쓴 벙커 버스터의 위력을 훌쩍 넘어선다. 유사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가 지하로 숨어들어도 응징을 피할 수 없다는 직접적 경고인 셈이다.
'초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 첫 공개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를 주제로 내건 이번 국군의 날 행사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김용현 국방부 장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등 정부·군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군 당국은 축구장 16개 크기의 서울공항 활주로에 최첨단 전력을 빼곡히 배치하며 강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5000여 명의 병력, 83종 340여 대의 장비가 참여했다”며 “5100만여 명의 국민을 대표하는 의미를 담아 사전 신청한 국민 중 5100명을 기념식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 특전 장병들의 태권도 시범과 집단강하에 이어 각종 무기체계의 분열 등 순서로 진행됐다. 사단 정찰용 무인기(UAV)·무인수상정(USV)·무인잠수정(UUV) 등 유무인 전투체계, 지상유도무기 '현궁'·K9 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 장비부대의 주요 전력이 차례로 소개됐다.
이후 부대 분열의 하이라이트인 3축 체계가 등장했다.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에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시 선제적 타격이 가능한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수단”이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현무 계열 미사일이 대미를 장식했다.
수백m 지하에서 수십m 콘크리트 뚫고 김정은 벙커 타격
특히 눈길을 끈 건 이날 모습을 드러낸 4종류의 현무 중 마지막 미사일이었다. 해당 미사일은 9축 차량에 실린 채 다른 현무 미사일과 약 100m 거리를 두고 활주로를 통과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국군의 날에서 공개되기도 한 앞의 5축 차량 미사일이 ‘고위력’ 현무라면 마지막 현무는 ‘초고위력’ 현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고위력 현무에 현무-Ⅳ, 초고위력 현무에 현무-Ⅴ라는 이름을 붙였고, 현무-Ⅴ 개발을 2021년 마무리했다고 한다. 현무-Ⅴ는 발사관에서 가스로 발사된 뒤 공중에서 점화되는 ‘콜드론치(cold launch)’ 발사 방식으로 발사관 내 가스 추진력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각형이 아닌 원통형 발사관에 담긴 모습이었다.
군 안팎에선 비닉(秘匿) 사업으로 개발되는 현무를 이처럼 공개한 것을 놓고 대북 경고 의미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무-Ⅳ·Ⅴ 모두 김정은의 지하 벙커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무-Ⅴ의 탄두 중량은 8t으로 현무-Ⅳ의 2t보다 위력이 큰 것으로 추정돼 최강의 벙커 버스터로 불린다. 현무-4의 경우 100m 이상의 지하를 뚫고 들어가 24m의 강화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도 현무-Ⅴ는 전술핵에 버금가는 재래식 탄도미사일로 평가 받는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전투기로 떨어뜨린 벙커 버스터 BLU-109는 20m 지하에 자리한 헤즈볼라 벙커를 초토화시켰다. 미국의 대표적 벙커 버스터 GBU-28은 수십 미터 지하 벙커를 타격할 수 있으며 콘크리트 관통 능력은 약 6m 정도라고 한다.
미 전략폭격기 B-1B도 등장…"北에 공포와 전율 안겼을 것"
이후 한국 공군 F-15K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공항 상공을 지나간 미 전략폭격기 B-1B 역시 북한 수뇌부를 향해 수위 높은 경고 의미를 담았다. B-1B는 핵무기 공격 능력은 없지만 다른 전략폭격기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최대 57t의 무장량을 갖췄다. 북한에 저공으로 침투한 뒤 벙커 버스터 등을 조합해 대규모 폭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괌에 전진 배치될 경우 2시간 안에 대북 타격에 나설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가 B-1B를 국군의 날 행사에 동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에 감히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공포와 전율을 안겨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공중전력 기동에선 공군 핵심 전력인 F-15K, KF-16, F-35A 외에도 개발이 진행 중인 KF-21과 폴란드에 수출돼 K-방산의 선봉장 역할을 맡은 FA-50도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K-방산은 국가 안보와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국가전략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지난해에 이어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이들 장병과 무기체계 등의 시가행진이 열렸다. 특히 6·25 참전용사와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 등 호국 영웅 및 유족 8명이 참여한 카퍼레이드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주한 미8군 군악대와 스트라이크 여단 장병들, 유엔사 깃발 등도 등장해 한미동맹과 국제 유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전략사령부 부대기 수여=윤 대통령은 기념사에 앞서 이날부로 창설된 전략사령부의 부대기를 진영승 초대 전략사령관에게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전략사령부 창설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 왔다”며 “더욱 단단해진 한미동맹을 토대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마침내 우리 군의 첨단 재래식 능력과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통합하는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략사는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가 운용하는 지대지 미사일 현무, 해군의 3000t급 잠수함,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통합 지휘한다. KMPR의 첨단 재래식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핵전력에 버금가는 대북 억제력을 갖추고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 개념을 발전시켜가겠다는 계획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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