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자수하겠다”며 마약 방송… 급히 종료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 연합뉴스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 비리를 폭로하던 전두환 손자 전우원(27)씨가 17일 새벽 라이브 방송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씨는 이날 자신의 SNS에 “한 시간 안에 다 공개하겠다. 자수하도록 하겠다”라고 예고한 뒤 오전 5시쯤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그는 “이때까지 제 범죄행각과 저라는 인간이 얼마나 추악한 사람인지에 관해 다 공개하겠다”고 말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전씨는 방송 도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을 복용해 충격을 줬다. 그는 방송에서 마약을 복용하고 교도소에 들어갈 계획을 설명하며 “이렇게 방송에서 마약을 먹어야 검사를 받고 형을 살 것 아니냐. 약도 소유하고 있다. (약을) 들고 공항으로 갈 거다”라고 말했다.

이후 각각 약의 이름을 소개하고 복용한 후 몸을 떨거나 흐느끼는 증상을 보였다. “무섭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방송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경찰로 추정되는 외부인들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라이브 방송은 전씨가 엎드린 채 큰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하자 누군가 방에 진입하며 종료됐다.

전씨는 방송 초반에 이 같은 행동을 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의 죄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는 “학살자 전두환처럼 인간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용서한다”라며 “전두환을 따른 모든 정치인, 군인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을 죽이고 구타하고 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이유가 있다. 모든 인간은 선택할 권리가 있고, 선택할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약 투약 전 자신의 재산 일부를 기부하기도 했다. 전씨는 방송 전 SNS에 “본인이 정말 사회적 저소득층인 것을 증명하는 모든 분에게 페이팔로 100불(약 13만 원)씩 보내드리겠다. 최소 몇백 명에게 간다”는 글을 올렸다. 방송 시작 후엔 “SNS로 연락하신 분들 중 믿음이 가는 분들께 보내드리겠다”라며 “뉴욕 맨하탄에 노숙자분들 많다”고 이날 계획을 설명했다.

기부 과정도 보여줬다. 자신의 계좌에 약 11만 달러(약 1억4000만원)이 있는 것을 공개한 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홈페이지를 통해 5만 달러(약 6500만원)을 기부했다. 이어 5·18기념재단에 기부하려 했으나 온라인 결제 서비스 문제로 하지 못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전씨의 SNS와 유튜브에서 볼 수 없다. 그의 유튜브 영상에 접속하면 “YouTube 커뮤니티 가이드를 위반하여 삭제된 동영상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SNS 역시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클릭하신 링크가 잘못됐거나 페이지가 삭제됐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접속 불가다.

전씨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라며 전두환 일가와 지인들의 범죄를 폭로해왔다. 어린 시절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집 안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는 이순자 여사의 영상도 올렸다. 또 자신을 중범죄자라고 소개하며 “제 죄를 밝히고 처벌 받겠다”고 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