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세 감당 힘든가…헤즈볼라 "휴전 지지" 첫 언급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쟁이 본격화된 뒤 처음으로 휴전이 거론됐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선 이참에 위험 세력을 완전 제거하자는 강경파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71)은 8일(현지시간) 공개된 30분 연설 영상에서 "레바논 정부가 휴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치적 노력을 지지한다"며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 정부의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시도에 찬성한다는 메시지를 낸 건데, 휴전 협상에 문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과 레바논 정부는 양측이 21일간 휴전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 당한 뒤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 헤즈볼라가 '선 휴전, 후 논의'를 시사하면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로이터통신은 "헤즈볼라의 입장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헤즈볼라가 휴전 조건으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처음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이미 헤즈볼라의 태도 변화가 보였다면서 이스라엘의 공세가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압력을 견디기 어려워 입장을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달부터 미사일 공습 범위를 접경지를 넘어 수도 베이루트 지역까지 확대했다. 레바논 남부 전선의 지상전에서도 기존 3개 사단에서 1개 사단이 추가 배치하면서 해안가에서 군함 포격 지원도 시작했다. 헤즈볼라 수뇌부는 이스라엘 정보망에 의해 정밀타격으로 상당수 제거됐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휴전을 타진한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줄지 미지수다. 이스라엘 내부에서 외교 협상보다 군사 작전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매파가 득세하고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기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 등에 로켓 135여기를 쏘면서 공격을 멈추진 않고 있다. 카셈도 연설에서 "적이 전쟁을 계속한다면 전장이 결말을 낼 것"이라고 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북부 사령관을 방문해 "헤즈볼라는 지도자가 없는 조직"이라며 "(수장이었던) 나스랄라는 제거됐고 후임자(사피에딘)도 제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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