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호 에이스' 곽빈, 155km '예열 완료'
[양형석 기자]
삼성과의 첫 평가전에서 패했던 류지현호가 한화를 상대로 연승을 거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23일 일본 오키나와현의 가데나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화 이글스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터트리며 7-4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 첫 평가전에서 3-4로 패했던 대표팀은 21일과 23일 한화를 상대로 각각 5-2, 7-4 승리를 따내면서 WBC를 앞두고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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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의 에이스 곽빈은 이번 WBC에서도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의 중책을 맡았다. |
| ⓒ 두산 베어스 |
국제 대회에서 에이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운드에서 뛰어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에이스를 보유하면 그만큼 대회를 치르기가 수월해지고 중요한 한 경기를 책임지는 에이스가 없으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야구 대표팀 역시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성적이 좋았던 국제 대회에서는 언제나 듬직한 에이스 투수가 있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준결승에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정대현이 미국을 상대로 6.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경기 후반 2번의 결정적인 오심으로 2-3으로 패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한 한국의 선발 투수는 구대성이었고 9회까지 무려 154개의 공을 뿌린 구대성은 11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기록하며 한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한국이 6전 전승으로 '퍼펙트 4강'을 기록했던 초대 WBC에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2005년 팀을 옮기는 우여곡절 끝에 12승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5.74로 치솟으며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 받았던 박찬호는 1라운드와 2라운드 멕시코전까지 마무리로 활약하며 3개의 세이브를 따냈고 일본과의 2라운드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갓 스물을 넘긴 두 좌완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김광현(SSG 랜더스)이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캐나다전 완봉승에 이어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8.1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대표팀의 막내였던 김광현 역시 일본과의 조별리그 5.1이닝 1실점에 이어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다시 한 번 8이닝 2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이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류현진이 다소 주춤하고 김광현이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2009 WBC에서는 '봉의사' 봉중근(SSG 2군 투수코치)이 영웅으로 등극했다. 초대 WBC와 베이징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봉중근은 제2회 WBC에서 4경기(3선발)에 등판해 17.2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엄청난 호투로 2승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했다. 특히 날카로운 견제 동작으로 일본 최고의 선수 스즈키 이치로를 움찔하게 만들며 화제가 됐다.
문동주-원태인 빠진 '류지현호'의 새 에이스
2000년대 국제 대회마다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던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류현진, 2013년 WBC를 끝으로 윤석민이 대표팀을 떠나면서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에이스 부재에 시달렸다. 물론 이 기간에도 초대 프리미어12 우승과 아시안게임 4연패 같은 성과를 올렸지만 당시에도 대회를 지배했던 에이스 투수는 없었고 WBC처럼 수준 높은 대회에서는 번번이 한계를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류현진 시대 이후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중심이 투수에서 타자로 넘어갔고 이제 한국야구 대표팀은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 새로운 에이스를 찾아야 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자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문동주(한화)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토종 선발 원태인(삼성) 등이 에이스 후보로 꼽혔지만 두 투수 모두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에 류지현 감독은 이번 대회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로 곽빈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곽빈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공 1개도 던지지 않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과 프리미어12, K-베이스볼시리즈 등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했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활약을 한 적은 없다. 특히 2025년 K-베이스볼시리즈 일본전에서는 3.1이닝 3실점으로 다소 부진한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문동주와 원태인이 빠진 현재 대표팀에 뛰어난 구위로 50개 이상의 투구 수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는 곽빈 뿐이고 두산의 스프링캠프 도중 대표팀에 합류한 곽빈은 23일 한화와의 평가전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이진영과 2번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상대로 모두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을 잡아낸 곽빈은 이날 시속 155km의 빠른 공으로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17일 설을 맞아 선수들에게 세뱃돈 봉투를 전달하면서 자필로 선수들을 향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적었는데 곽빈에게는 '네가 대표팀 에이스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류지현 감독이 공식적으로 곽빈을 류지현호의 에이스로 인증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리는 1라운드에서 체코와 호주, 대만을 꺾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서는 에이스 곽빈의 호투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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