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현 인스타그램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인상은 때로 어떤 화려한 런웨이보다 강렬하다. 박지현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속 그녀는 바닥에 앉아 있다. 그것도 구석에. 그러나 그곳에서조차 시선을 빼앗는 건 오히려 그녀의 태도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앉은 포즈, 장난스럽게 만든 브이 사인, 그리고 살짝 감긴 눈. 모든 게 너무도 편안하고 자유롭다.
그녀가 입은 아우터는 미세하게 낙낙한 핏의 베이지 셔츠 재킷이다. 너무 무겁지 않은 두께감에 두 개의 플랩 포켓이 캐주얼한 무드를 완성한다. 소매에서 살짝 드러난 회색 이너웨어는 의도하지 않은 듯한 무심한 레이어드. 덕분에 전체적인 룩에 자연스러운 리듬이 생긴다.
청바지는 딱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핏. 꾸미지 않은 듯하지만 그래서 더욱 세련된 느낌이다. 여기에 빈티지한 컬러감의 운동화를 더해 소위 말하는 ‘꾸안꾸’ 무드가 완성된다. 유행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스타일을 완성해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녀는 완벽한 조명을 찾지도 않았고, 인위적인 포즈를 취하지도 않았다. 대신 낡은 육각 타일 위에 툭 앉아,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 사인을 그렸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자연스럽다.
바닥에 놓인 타일의 패턴은 촘촘한 디테일로 가득하지만, 그것조차 그녀의 존재감을 가리지 못한다. 벽면의 강렬한 붉은색은 자칫 분위기를 압도할 수도 있었지만, 박지현은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온도를 유지한다. 그 미묘한 균형이 이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눈여겨볼 건 그녀의 헤어와 액세서리다. 짧은 단발머리는 차분하게 정리되었고, 머리 위엔 블랙 선글라스가 살짝 걸쳐져 있다. 심플하지만 포인트가 되는 이 작은 디테일이 그녀의 무드를 완성한다. 너무 과하지도,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선에서 감각적으로 스타일링된 룩이다.
/사진=박지현 인스타그램
사진 속 그녀는 대화를 걸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좋아요’라는 말처럼. 브랜드의 이름도, 스타일링의 공식도 없이 온전히 박지현이라는 사람이 중심이 된 순간이다.
이 사진은 단순한 ‘OOTD(오늘의 착장)’을 넘어, 박지현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패션은 결국 태도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최근 그녀는 일상의 순간들을 담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자주 올리고 있다. 촬영이 없는 날엔 이렇게 편안한 모습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박지현의 다음 모습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