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글쓰기] "선생님 덕분에 살았어요"... 사탕 들고 찾아온 이웃집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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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순 기자]
지난 주말 오전 현관 벨 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강아지와 산책 가려고 남편이 현관 앞에 있었다. 남편이 현관문을 열더니 "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한다. 그 남자는 "많이 샀는데 심심할 때 드시라고요" 하며 캔디 봉지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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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디 윗층 남자가 가지고 온 캔디 |
| ⓒ 정현순 |
2~3일 전인가? 아침에 운동하고 집에 오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어. 엘리베이터가 와서 문이 열렸는데 웬 남자가 쓰러져 있었고 출근하려는 듯 보이는 젊은 여자가 어쩔 줄을 몰라하며 쩔쩔매고 있더라.
출근시간대라 얼른 그 남자를 안고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왔지. 너무 무거웠는데 얼굴을 보니 위층 남자라 깜짝 놀랐어.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 그날도 자전거 타러 가려고 했는지 등에 배낭을 메고 있더라고. 성인 남자이고 정신을 잃고 축 처진 데다 배낭까지 메고 있었으니 더 무거웠던 것 같아.
119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그를 찬 바닥에 눕힐 수가 없어 안고 있다 보니 마음대로 되질 않더라고. 그때 구세주처럼 미화원 아주머니가 밖에서 쳐다보고 있기에 빨리 오라고 손짓을 했고, 119에 전화통화를 부탁했어.
내가 그 말을 듣고 있다가 "당신 얼마 전에 심폐소생술 배웠잖아?"하니 남편은 "심폐소생술을 배운 것은 생각도 나지 않았고 심장을 위아래도 마사지 해주듯 했지" 한다. 아마 남편도 적잖이 당황했던 것 같다. 구급차는 두 번 전화를 한 후에야 도착했다. 족히 15분은 넘게 기다린 것 같다고 한다. 119대원들이 남편에게 관계를 묻기에 이웃이라고 했다고 한다. 공동현관에서 그의 집에 인터폰을 해보니 아무도 받지 않았고 강아지 짖는 소리만 들려왔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혼자 병원에 실려갔고 다음 날 아침에 조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혼자 식당으로 아침밥을 먹으러 가는 길이라고 하면서 남편에게 이웃 덕분에 살았다고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전했다고 한다. 남편이 "병원에서는 왜 쓰러졌대요?"하고 물으니 그는 "신장이 안 좋아서 그랬다고 해요" 하더란다.
남편은 건강조심하라는 말만 하고 더 묻지 않았고 한다. 그리곤 주말에 식사 대접 하겠다면서 우리 집에 찾아온 것이다.
TV 뉴스에서나 본 일이 남편이 직접 겪고 나니 사건 사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 난 남편에게 "좋은 일 했네. 그런데 심폐소생술하는 법을 아주 잊어버린 거야?" 하니 "아주 잊어버리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니깐 생각이 안 나더라고"한다. 남편은 얼마 전에 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교육을 받았다. 당황하니 생각이 안 나더란 말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아마도 자신이 그것을 쓸 기회가 있을 거란 것을 상상도 못 했을 터. 난 남편에게 "심폐소생술교육을 한 번 더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말했다. 남편도 좋은 생각이라고 한다. 그리곤 남편이 조금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한다.
"이번에 내가 아주 중요한 것을 느꼈어."
"그게 뭔데?"
"미우나 고우나 부부가 함께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나는 "맞아. 감사하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은 슬며시 밖으로 나가더니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냉동실에 보니깐 이거 없던데" 하며 숟갈과 함께 내 앞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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