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새벽 3시 끝없는 행렬…설악산에 1.6만명 몰린 이유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통제됐던 설악산 고지대 탐방로가 73일 만에 다시 개방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이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벌어졌다.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산불 조심 기간 종료에 따라 지난 16일 오전 3시부로 고지대 탐방로를 전면 개방했다. 개방 직후부터 등산객들이 한계령 등 주요 탐방로에 몰리며 새벽 시간대부터 긴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설악산에는 1만6000명 이상의 탐방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오픈런 했는데도 이미 앞에 수백 명이 있었다”, “산에서 줄 서서 걸어본 건 처음” 등의 반응도 잇따랐다.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안전사고와 자연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지난 16~17일 야간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샛길 출입과 비박,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총 22건의 불법·무질서 행위가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됐다.

사무소는 또 탐방 질서 준수를 유도하기 위해 ‘착한 탐방 안내장’ 14건도 배부했다.
자연공원법에 따르면 출입 금지 구역에 무단 출입할 경우 최대 50만원, 담배를 피우거나 라이터·성냥 등 인화물질을 소지하다 적발되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이번 단속에는 설악산 주요 봉우리와 능선을 태극 문양처럼 연결하는 이른바 ‘태극 종주’ 구간도 포함됐다. 약 60㎞에 달하는 해당 구간은 일부 비법정 탐방로와 출입 금지 구역을 지나야 해 안전사고 위험이 큰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이 구간에서 탐방객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앞으로도 단속을 강화해 안전사고와 자연 훼손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샛길 출입은 야생생물 서식지를 훼손하고 산불과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탐방객들은 반드시 정규 탐방로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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