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 살갑게 느껴지는 이유, 그게 외갓집서 왔네
나흥식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2022. 9. 7. 20:30
[생리학 박사 나흥식의 몸 이야기]
다들 외할머니를 친할머니보다 어쩐지 더 살갑게 느낀다고 한다. 외할머니가 손주 양육에 더 기여해서 그럴 수 있지만, 그 이유를 생물학적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성의 난자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수는 30만여 개다. 남성 정자 꼬리 등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150여 개에 비하면 2000배 많다. 그나마 정자에 있던 150여 개도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하는 도중 난자 때문에 참여가 제지되어 수정란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모두 난자에 있던 것이 된다. 우리 몸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모두 이것에서 분화했다. 즉 아버지한테 받은 것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를 모계유전이라고 하는데, 결국 우리가 가진 미토콘드리아는 외갓집에서 왔다. 생리학적으로 외할머니는 딸이 누구와 결혼해 아이를 낳건 손주들은 내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러니 외할머니가 손주들을 더 살갑게 대하는 건 아닐까.
여성의 성염색체는 XX, 남성은 XY이니, 남성의 Y염색체는 아버지한테 받은 것이다. 아버지는 할아버지한테 받았다. 성염색체 관점에서 보면, 친할아버지와 손자 관계가 끈끈하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관계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유전적으로 전혀 연관이 없는 입양아가 조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경우도 많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손자 또는 손녀이기 때문이지 싶다.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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