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업이익 비슷한 SKT보다 직원 급여 2조원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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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를 설립해 5700여명의 인력 재배치 작업에 나선 KT가 경쟁사 대비 비대한 인력 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T 직원 수는 1만9737명으로, 경쟁사 SK텔레콤(5579명)의 3.5배에 달했다.
하지만 인력 과다 영향으로 KT가 지난해 지출한 종업원 급여는 4조5494억원으로, SK텔레콤(2조4882억원)과 LG유플러스(1조5375억원) 합산액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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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들 구조개혁 미룬 대가
“인사적체 해소” vs “다음 대상되나”
자회사를 설립해 5700여명의 인력 재배치 작업에 나선 KT가 경쟁사 대비 비대한 인력 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대비 직원은 3배 더 많고, 종업원 급여로만 2조원 이상을 더 지출하는 상황이다. KT 직원들은 자회사로의 인력 재배치로 인사 적체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를 하면서도 ‘다음 타자는 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복잡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7일 네트워크 유지보수 등 업무를 맡는 임직원 5700여명의 자회사 전출과 특별 희망퇴직에 관한 노사 합의를 마친 뒤 신설법인 태스크포스(TF)장 인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자회사 KT OSP TF장에는 최시환 대구경북광역본부장이, KT P&M TF장에 박태호 액세스망 운용담당이 내정됐다.
KT의 대대적인 인력개편 배경에는 기형적일 정도로 비대한 조직구조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T 직원 수는 1만9737명으로, 경쟁사 SK텔레콤(5579명)의 3.5배에 달했다. 이마저도 2018년(2만3835명)부터 5년간 4000명 넘게 감축한 결과다.
비대한 인력 구조는 경쟁사 대비 낮은 급여로 이어졌다. KT의 지난해 영업이익(1조6498억원)은 SK텔레콤(1조7532억원)과 비슷했지만, 평균 급여는 SK텔레콤(1억5200만원)의 3분의 2 수준(1억7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력 과다 영향으로 KT가 지난해 지출한 종업원 급여는 4조5494억원으로, SK텔레콤(2조4882억원)과 LG유플러스(1조5375억원) 합산액을 넘었다. KT 관계자는 “회사가 수익을 충분히 내도 직원들끼리 ‘n분의 1’을 하고 나면 1인당 급여가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KT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부담이 됐던 인력 구조를 효율화했다. 그간 KT는 유·무선 사업을 동시에 맡는 등 통합적인 경영 전략을 택해왔다. 유선 사업은 SK브로드밴드에 맡기고 무선 사업만 담당하는 SK텔레콤과 대조적이다. KT의 모태인 공기업 한국전기통신공사가 막대한 인력을 보유한 채로 민영화됐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KT 직원 수는 완전민영화(2002년 8월) 직전인 2001년 말 기준 4만4094명으로, SK텔레콤(3082명)의 13배에 달했다. 평균 근속 연수도 KT가 22년으로, SK텔레콤(13.6년)이나 LG유플러스(9.7년)보다 길다. 여기에 ‘낙하산’ 사장들이 구조개혁을 미룬 측면도 있다.
KT 내부는 자회사 설립과 인력 재배치에 뒤숭숭한 반응이다. 5년 차 KT 직원은 “최근 입사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왜 한정된 파이를 고연차 선배들과 나눠야 하나’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을 정도라 속 시원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인력 재배치 대상에 저연차 직원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추후 회사가 어려워지면 그때는 내가 인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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