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중단했나? "한국 독자개발 가속화 전망"

조회 80,2152025. 4. 14.

미 해군이 야심차게 추진해오던 극초음속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HALO(Hypersonic Air-Launched Offensive Anti-Surface Warfare)'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29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했던 이 차세대 미사일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무기체계였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처럼 중요한 전략 무기 개발을 갑자기 중단했을까요?

미국의 결정 배경과 그 전략적 의미를 분석해 봅니다.

예산과 산업 능력의 현실적 제약


HALO 개발 중단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예산과 산업 능력의 제약입니다.

프랑스의 방위산업 전문 매체인 Naval News와 미국의 WarZone 등 군사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미 해군은 "예산상의 제약으로 예정된 납품 일정 내에 배치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2024년 가을에 예정되어 있던 HALO의 EMD(엔지니어링 및 제조 개발) 입찰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HALO 극초음속 미사일 이미지

극초음속 무기는 개발 비용이 막대할 뿐만 아니라, 생산 인프라 구축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 국내 경제 상황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예산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적 리스크가 높은 HALO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 방산업계는 현재 인력 부족과 공급망 문제로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레이시온과 록히드마틴 등 주요 방산기업들은 이미 F-35, 콜롬비아급 잠수함 등 대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최첨단 무기 개발에 필요한 산업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비용 효율성에 대한 재평가


두 번째 중요한 요인은 극초음속 무기의 비용 효율성에 대한 재평가입니다.

Naval News는 "특수 무기로 계획된 HALO의 조달 비용은 높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극초음속 무기는 단위당 비용이 기존 순항미사일보다 몇 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대량 생산과 배치가 어렵습니다.

미 국방부 내에서는 "장거리 공격 능력의 모든 것을 극초음속화할 필요는 없다"며 "소량의 극초음속 무기와 대량의 아음속 무기가 있으면 좋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과도 연결됩니다.

러시아가 소량의 첨단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했지만, 전쟁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수적 우위가 있는 재래식 무기와 드론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러시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미 해군은 HALO 대신 기존 AGM-158C LRASM(Long Range Anti-Ship Missile)의 성능 향상형(AGM-158C-3)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실전 배치되어 검증된 플랫폼을 개선하는 것이 신규 체계를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기술적 과제와 현실적 어려움


HALO는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한 공중발사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스크램제트 기술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단계에 있습니다.

미국은 HAWC(Hypersonic Air-breathing Weapon Concept) 등의 시험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을 검증해왔지만, 실전 배치 가능한 무기체계로 발전시키는 데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F-35C 내부무장 장착대

또한 미 국방 미디어에 따르면, HALO를 F-35C의 무기창에 탑재할 수 있는 크기로 설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는 HALO의 실전 운용 가능성에 제약을 주는 요소였습니다.

무기 체계의 실용성을 고려할 때, 배치 플랫폼의 제한은 중요한 전략적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전략적 우선순위의 변화


미 해군의 HALO 개발 중단은 보다 큰 맥락에서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 변화를 반영합니다.

2018년 국방전략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강대국 경쟁'에 초점을 맞추었고, 이에 따라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적극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 국방부는 양적 우위와 분산 작전 능력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A2/AD(접근 거부/지역 거부)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소수의 고가 플랫폼보다 다수의 저비용, 분산형 무기체계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무인 함정, 자살형 드론, 대량 생산 가능한 순항미사일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AUKUS 합의의 일환으로 호주, 영국과 함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독자 개발보다 동맹국과의 기술 협력을 통한 비용 분담과 위험 감소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의 전략적 계산


HALO 개발 중단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미국의 전략적 계산도 반영합니다.

중국은 DF-17 등 극초음속 무기를 이미 실전 배치했고,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이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졌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DF-17 극초음속 미사일

그러나 미국의 결정은 단순히 경쟁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인 접근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CPS(Conventional Prompt Strike)와 LRHW(Long Range Hypersonic Weapon) 등 기존의 극초음속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HALO와는 달리 탄도미사일 기반 극초음속 글라이더 방식을 사용합니다.

미국은 모든 영역에서 중국과 경쟁하기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경제적, 기술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접근일 수 있습니다.

동맹국들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HALO 개발 중단은 한국,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이는 동맹국들이 자체 방위 능력 강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이미 독자적인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추진하는 '하이코어(HYCORE)' 프로젝트와 극초음속 글라이더 개발은 미국의 기술 개발 지연을 보완하고,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의 독자적 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중인 하이코어 모형

일본 역시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는 미국, 영국과의 AUKUS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HALO 개발 중단은 이러한 동맹국들의 독자적 기술 개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략적 유연성의 증거


미 해군의 HALO 개발 중단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지연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용 효율성, 산업 역량, 전략적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모든 첨단 무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고, 여러 형태의 무기체계를 조합해 전체적인 군사력 균형을 유지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비용과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도 추구하고 있습니다.

HALO 개발 중단이 미국의 군사적 약화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기술적 현실에 대응하는 전략적 유연성의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미국이 극초음속 기술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접근법을 취할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군사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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