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레이더 실명 폭탄'...F-35 전투기를 구원할 비밀병기 등장

StormShroud

영국 공군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무인기를 공개했습니다.

이름하여 '스톰쉬라우드(StormShroud)', 직역하면 '폭풍의 수의'라는 의미입니다.

이 무인기의 임무는 단순합니다. 적진에 먼저 들어가서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것이죠.

마치 축구에서 미끼 선수가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무인기의 핵심 장치인 '브라이트스톰'이 코카콜라 캔 6개를 붙인 크기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작은 장치가 어떻게 수백억 원짜리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을까요?

미국과 유럽의 다른 선택..."우리는 속임수를 쓰겠다"


전투기가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은 '몸을 숨기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F-35처럼 기체 모양을 특이하게 만들고, 특수 페인트를 발라서 레이더파를 흡수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튕겨내는 방식이죠. 우리가 흔히 '스텔스'라고 부르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유럽은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숨기기 어렵다면 속이자!"라는 전략이었죠.

StormShroud

유럽은 이를 '디지털 스텔스'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적의 레이더에 가짜 신호를 보내서 혼란시키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밤에 손전등으로 도둑을 찾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미국식은 도둑이 검은 옷을 입고 그림자에 숨는 것이고, 유럽식은 도둑이 여러 개의 거울을 들고 다니면서 빛을 사방팔방으로 반사시켜 당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브라이트클라우드에서 브라이트스톰으로...진화하는 속임수 기술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는 이미 '브라이트클라우드'라는 기만 장치를 만들어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장치는 전투기가 미사일에 쫓길 때 뿌리는 일종의 '전자 연막탄'입니다.

적의 레이더 신호를 흉내 내서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는 미끼 역할을 하죠.

영국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와 미 공군의 F-16이 이미 이 장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도 매년 1,000~2,000개씩 구매하기로 계약했죠. F-35에도 장착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레오나르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투기가 위험해지기 전에 미리 적의 눈을 멀게 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브라이트스톰이 탄생했습니다.

무인기에 이 장치를 달아 적진에 먼저 보내는 것이죠.

16시간 비행 가능한 '미끼 역할' 무인기의 등장


스톰쉬라우드의 기본 기체는 포르투갈 회사 테케버의 AR3 무인기입니다.

테케버의 AR3 무인기

이 무인기는 16시간 동안 하늘을 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1만 시간 이상 비행한 검증된 기체입니다.

여기에 브라이트스톰을 장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스톰쉬라우드가 적의 방공망에 접근하면, 브라이트스톰이 적 레이더의 신호를 포착합니다.

그리고 즉시 수십, 수백 개의 가짜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적의 레이더 화면에는 갑자기 수많은 표적이 나타납니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죠.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진짜 F-35나 타이푼 전투기가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일회용품처럼 써버려도 아깝지 않다"


스톰쉬라우드의 또 다른 장점은 가격입니다. 이 무인기는 애초에 격추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영국 군 관계자는 "손실은 허용 범위 내"라고 표현했죠.

수천억 원짜리 F-35를 잃는 것보다 수억 원짜리 무인기 몇 대를 잃는 게 훨씬 낫다는 계산입니다. 이는 현대전의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집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이제는 비싼 무기 몇 개보다 저렴한 무기를 대량으로 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무인기 vs 영국의 무인기...같은 듯 다른 전략


재미있는 것은 한국도 비슷한 시기에 무인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무인기들은 주로 KF-21과 함께 편대 비행하며 전투를 수행하는 '윙맨' 개념입니다.

대한항공이 개발한 무인편대기

마치 전투기 조종사의 든든한 호위무사처럼 말이죠. 반면 영국의 스톰쉬라우드는 '선발대' 역할을 합니다.

먼저 가서 적의 방공망을 교란시키고, 뒤따라오는 유인기가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죠.

한국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전자전 무인기를 개발 중입니다.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을 뚫기 위해서는 영국식 접근법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특히 한국은 미국식 스텔스 기술과 유럽식 전자전 기술을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미 공군 참모총장의 충격 발언..."제공권 유지는 이제 불가능"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있습니다. 미 공군의 앨빈 참모총장은 최근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예전처럼 며칠이고 몇 주고 하늘을 완전히 장악한다는 것은 이제 비용상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죠.

StormShroud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고가의 전투기보다 저렴한 드론이 더 큰 활약을 했습니다.

양측 모두 전투기 투입을 꺼리면서 '저고도 드론전'이 주요 전장이 되었죠.

윙맨이냐, 선발대냐...정답은 없다


영국의 스톰쉬라우드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유·무인 협업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죠. 꼭 전투기와 나란히 날아다니는 윙맨 드론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때로는 영국처럼 '미끼 역할'을 하는 저가 무인기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국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겠죠.

한국도 북한의 방공망 특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 개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고가의 윙맨 드론과 저가의 미끼 드론을 적절히 조합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공중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미래 전장에서는 '누가 더 잘 속이느냐'가 승패를 가를지도 모릅니다. 영국의 스톰쉬라우드는 그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