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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자산운용의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된 정만성 대표는 패시브운용부문장을 지내며 운용 성과를 인정받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에 따라 대신운용의 향후 경영 방향성은 정 대표의 운용 전략을 전사적으로 이식하면서 사세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대신증권에 비해 대신운용의 시장 지위가 아쉬운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정 신임 대표를 주축으로 한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전날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대신운용 신임 대표이사로 정만성 패시브운용부문장을 선임했다. 1971년생인 정 신임 대표는 2000년 대신경제연구소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에 발을 들였다. 연구소에서는 '금융공학'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절부터 금융공학실에서 6년 동안 근무하며 금융공학을 활용한 운용 전략을 연구했다.
2006년에는 교보증권으로 건너가 상품개발실 장외파생팀장을 역임하며 장외파생 라이선스를 따는 일을 맡았다. 이듬해에는 대신그룹으로 되돌아와 대신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서 채권형 펀드를 불렸다. 당시 1조원에 불과했던 채권형 펀드는 현재 대신운용의 수탁고 중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후 주식운용본부 금융공학본부장, 퀀트운용본부 총괄 본부장, 로보어드바이저 그룹장, 패시브운용그룹장을 역임하는 등 대신운용에서 정 대표는 '운용통'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실제로 그는 우정사업본부가 수여하는 주식부문 최우수 표창과 주택도시기금 인덱스형 베스트매니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모닝스타코리아 모닝스타어워즈 베스트 한국 대형주 부문에도 2년 연속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대신운용은 패시브 전문 운용사로서 성장 기반을 닦아왔다. 대신경제연구소도 금융공학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WM) 솔루션 제공 등의 영역을 확대해왔다. 대신운용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배분 역량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25년 가까이 대신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정 대표의 이력들과도 맞물리는 평가들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신운용의 운용자산(AUM)은 설정원본액 기준 9조9436억원이다. 순자산가액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해 11조674억원을 나타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35억원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본업인 수수료수익이 20억원을 넘어섰고, 신탁자산 관련 미수수수료도 15억원가량으로 집계된 덕분이다.
다만 대신운용이 모회사인 대신증권에 비해 시장 지위가 열위하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정 대표는 취임하면서 전사적으로 본인의 업무 역량을 이식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과제로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대신운용의 체급을 키우는 방향이다. 대신운용은 대신증권의 100% 완전 자회사다.
이는 이어룡 대신그룹 회장이 강조해왔던 경영 방향과도 같다. 대신증권은 3분기 말 현재 자기자본 3조1181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10위권에 오르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종투사 이후에는 자기자본 4조원대가 기준인 초대형 투자은행(IB)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그룹사 전반적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창립 62주년 행사에서도 "그룹의 중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회사의 지향점을 알아야 한다"며 "장단기 목표를 명확히 공유하며, 그룹의 미션을 인식하면 대신을 지금보다 더 큰 기업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임초롱 기자